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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봤더라?] 이봉련, 내 언니였으면 좋겠다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3.02.12 21:50

최희재 기자


가릴 것 없이 다 보는 '드덕'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배우들, 어디서 보긴 했는데 이름이 바로 안 나오는 '신스틸러' 배우들의 작품 활동과 활약상을 짚어본다. 사심을 가득 담아.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이 캐릭터였다고?', '여기에도 나왔었다고?'의 충격을 안겨줬던 배우 이봉련을 소개한다.

이봉련은 캐릭터 자체를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연기력을 가진 어마어마한 배우다. 나에게는 매이 언니(드라마 '런 온' 속 역할)로 마음 속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쯤 되면 '언니 전문 배우'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영화 '삼진그룹영어토익반'부터 드라마 '런 온', '갯마을 차차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저런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저런 언니'를 맡고 있다.

흔한 이름도 아니라 기억하기 쉬운 편이지만, 왜인지 배우 이름보다 캐릭터 이름이 먼저 튀어나온다.



먼저 이봉련의 최근 작품부터 살펴보자. 이봉련은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 출연 중이다. 이봉련이 맡은 김영주는 남행선(전도연 분)의 둘도 없는 절친이자 동업자다. 김영주는 남행선과 핸드볼 국가대표였으나 동료였으나, 현재는 함께 반찬가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행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그야말로 가족 같은 존재다.

이봉련은 '일타 스캔들'에서 특유의 너스레로 극의 재미도, 시청률도 쭉쭉 끌어올리고 있다. 이봉련과 전도연의 만담 케미는 '저들이 오랜 시간 알고 있었나'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봉련, 어디서 봤더라? 이봉련은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했다. 이봉련은 출산 직전의 임산부 역을 연기, 송강호의 택시를 얻어타며 연기 티키타카를 자랑했다.

이어 '82년생 김지영'에서는 지영(정유미)의 직장 동료 혜수 역을 맡았다. 친구도 아닌 직장 동료지만 혜수는 그 먼 거리를 좁혀 지영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복직을 돕는 등 든든한 편이 되어준다.



개인적으로 확실히 각인된 순간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삼토반)과 JTBC '런 온'이다. '삼토반'에서는 조연도 아닌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영화에 몰입해서 보던 관객으로서 총무부 미스김 언니는 큰 존재였다.



'런 온'에서 이봉련은 오미주(신세경)의 선배이자 동거인, 작은 영화사의 대표 박매이 역을 맡았다. 본격적으로 이름이 생긴 것. 특유의 시니컬한 웃음과 허를 찌르는 한마디, 프로페셔널함. 쿨하면서 따뜻한, 솔직한데 다정다감한. 따뜻한 아이스 라떼 같은 매력의 매이 언니는 '런 온'에 푹 빠졌던 나의 워너비이자, 같이 살고 싶은 언니로 자리 잡았다.



또 어디서 볼 수 있었냐고? tvN '갯마을 차차차'의 여화정을 잊으면 안 된다. 공진의 토박이, 화통한 횟집 사장. 극중 장영국(인교진)과 이혼할 수 밖에 없었던 스토리, 유초희(홍지희)와의 반전 서사까지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유초희가 공진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그리고 대망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봉련은 '우영우' 12화 '양쯔강 돌고래' 편에서 인권변호사 류재숙으로 분했다. 류재숙은 시작부터 시위를 하는 모습으로 등장했고, 원고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줬고, 함께 비빔밥을 비벼먹었다.

류재숙은 혼란스러워 하는 우영우(박은빈)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고 이를 통해 우영우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말 그대로 '특별'한 '출연'이었다. 이봉련은 류재숙 그 자체로 분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렁이게 했다.



이외에도 이봉련은 2013년 방영된 tvN '응답하라 1994'에서 손호준과 '여수vs순천' 고향 자랑 배틀을 뜨는 성나정(고아라)의 친구로 등장해 남다른 사투리 연기를 선보였다. 넷플릭스 '옥자'에서는 미자(안서현)을 들여보내주지 않는 안내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스위트홈'에서는 빈 유아차를 끌고 다니지만 12개월 딸이 있다고 믿는 임명숙 역으로 이목을 모았다.

영화, 드라마로 알게 됐지만 이봉련은 연극, 뮤지컬로 오랜 시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활약해온 데뷔 19년차 베테랑이다. 그는 2021년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햄릿'으로 연극 부문 여자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봉준호 감독이 가장 주목하는 연극 배우이기도 하다.



이봉련은 SBS '나이트라인'에 출연, "이 자리에 필요한 사람으로 있을 수 있길 바란다. 원래 있던 자리에 늘 있던 사람, '저 사람이 있었지?' 자연스럽게 떠올려지길 바란다.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 제 소망이 크진 않은데 어려운 것 같다"고 목표를 전한 바 있다.

이름보다 캐릭터로 기억되는 건 많은 배우들의 꿈이다. 그런 점에서 이봉련은 특출나다. 하지만 이제는 대중들이 그의 이름을 기억할 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tvN, 영화 '택시운전사', '82년생 김지영', '삼진그룹영어토익반', JTBC, ENA,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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