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드필더 마르틴 외데고르드가 현 소속팀 아스널과의 일화를 털어놓았다.
과거 레알 마드리드로 입단하기 전 아스널에 갈 뻔했다는 얘기와 함께 아르센 벵거 감독을 만난 소감 등을 전한 것이다.
스포츠스타들의 스토리를 다루는 미국 미디어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은 외데고르드와의 인터뷰를 게재하면서 그가 10대 시절을 조명했다. 외데고르드는 만 16세가 되기 전인 지난 2014년 10월 조국 노르웨이가 불가리아와 치른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에서 후반 18분 교체로 들어가 30분 남짓 뛰며 A매치에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 성인 대표팀 데뷔 무대를 갖다보니 그에 대한 유럽 명문팀 관심이 쏟아졌다.
외데고르드는 "바에이른 뮌헨, 도르트문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레알 마드리드를 아버지와 함께 방문했다"며 "전용기를 타고 다녔기 때문에 굉장히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다닌 구단 중엔 지금 소속팀 아스널도 있었다.
외데고르드는 "정말 아스널에 입단할 뻔 했다"며 "런던 콜니에 있는 아스널 훈련장을 갖고 벵거 감독을 만났다. 저녁에 나와 아버지를 초대했는데 멋있었지만 낯설기도 했다. 내가 TV에서 보던 그 레전드가 앞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특히 그는 "굉장히 긴장해서 '내가 감자튀김을 먹으면 벵거가 날 어떻게 판단할까. 그냥 먹지 말아야 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세계적인 명장 앞에서 먹는 것 하나도 신경써야 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렇게 벵거 감독과 만났으나 외데고르드는 결국 레알 마드리드를 선택했고, 2014년 여름 입단한 뒤 7년간 적을 뒀다.
외데고르드는 "내가 좋아하는 이스코가 있었고, 마드리드가 당시 유럽 챔피언이었다. 또 2군이 있다보니 당장 (하부)리그에도 출전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토털 패키지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레알에서의 선수 생활은 순탄하지는 않았다. 천재 소리를 듣던 의기양양한 외데고르드는 사라졌다. 레알 2군에서 뛰는 시간도 너무 길어졌고, 네덜란드와 스페인 구단으로 계속 돌아다니며 임대 생활도 해야 했다.
그러다 지난 2020/21시즌 임대로 온 아스널에서 실력을 뽐내며 다음 시즌 완전이적했고, 이번 시즌엔 아스널 주장까지 맡으면서 프리미어리그 선두 질주의 핵심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2월엔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미완의 천재가 여러 고비를 넘은 끝에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거듭난 셈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