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마드리드 더비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CEO가 심판 판정을 문제 삼자 레알 마드리드가 재차 맞받아쳤다.
아틀레티코와 레알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022/23시즌 코파 델 레이 8강 '마드리드 더비'를 치렀다.
경기 시작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아틀레티코 서포터들이 레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유니폼을 입은 인형을 다리 위에 매달아 조롱하면서 논란이 됐다.
경기 내용도 심상치 않았다. 결과는 레알의 3-1 승리였지만 90분 동안 1-1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고, 연장전에서 카림 벤제마, 비니시우스가 골을 터뜨려 승부가 갈렸다.
또한 아틀레티코 수비수 스테판 사비치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이 경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제대로 보여줬다.
문제는 레알 미드필더 다니 세바요스가 후반 26분 토마 르마에게 거친 태클을 하고도 카드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미 카드 한 장이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경고 누적 퇴장이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스페인 카데나 세르에 따르면 경기 후 미겔 앙헬 힐 마린 아틀레티코 CEO는 "세바요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아야 했다는 건 명백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다. 레알이 홈 구장에다 준결승 티켓이 달린 경기에서 10명의 선수를 상대할 수 있었다는 건 매우 대단한 일"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심판진들에 대해 엄청난 존경심을 가지고 있고, 항상 최선의 선택으로 판정을 내린다고 확신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면 수십 년 동안 같은 일이 반복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건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명확한 일이고, 역사가 되풀이 되는 것일 뿐이다. 이제 아무도 놀라지 않고,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또한 "레알은 주변에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는 매우 강력한 환경을 가진 팀"이라며 "레알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정상적인 압력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심판 시스템에 대해 알고 있고, 레알과 달리 우리는 심판 판정을 바꿀 힘이 없다"고 덧붙였다.
힐 마린의 폭탄 발언에 스페인 전역이 뒤집어졌다.
과거 아틀레티코에서 뛰었던 파울로 푸트레는 "세바요스가 어떻게 퇴장 당하지 않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마치 1980~90년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고 옹호했으나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곧바로 맞받아쳤다.
안첼로티는 "1980, 90년대와 비교하면 현재는 부정부패가 전혀 없다. 오래 전에는 부패가 많았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없다. 모든 국가에서 심판 판정은 많이 개선됐다"며 "(마린의)개인적인 의견은 여러 문제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스페인 축구계 전설적인 심판이었던 이투랄데 곤살레스는 "마린은 자신이 심판진을 존중하고 있다고 하지만 내뱉은 말은 전혀 다르다. 비겁하고 매우 심각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사진=EPA, A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