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낸 아쉬움을 뒤로하고 스프링캠프 시작 전 마지막 전력 보강 기회를 잡았다.
키움은 지난 17일 오후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내부 FA 한현희가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3+1년, 총액 40억 원에 계약했다는 공식 보도자료가 나오기 전까지 한현희의 이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고형욱 키움 단장도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롯데 쪽에서 발표하기 전에는 한현희의 계약 관련 내용을 들은 부분이 없었다. 우리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라면서도 "우리 선수가 다른 팀으로 떠날 때는 항상 아쉽다. 하지만 좋은 조건으로 롯데에 가게 됐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보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현희는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뒤 늘 영웅군단 마운드의 중심에 있었다. 2013~2014 시즌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따내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사이드암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FA 자격 취득 시즌 성적이 문제였다. 한현희는 지난해 21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로 기대에 못 미치는 기록을 남겼다.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함에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원 소속팀 키움과 FA 협상도 큰 진척이 없었다. 한현희가 보상규모가 큰 FA A등급이었기 때문에 타 구단 이적도 원활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롯데가 보장금액을 줄이는 대신 옵션 달성 시 2025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는 양보를 하면서 한현희의 롯데행은 급물살을 탔다. 롯데는 처음부터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한현희을 데려오는 건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롯데도 아직 보상선수에 대한 고민은 남아 있다. 키움은 한현희의 롯데 이적에 따른 보상으로 한현희의 2022 시즌 연봉의 200%(5억 원)과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 선수 1명, 한현희의 2022 시즌 연봉의 300%(7억 5000만 원)를 선택할 수 있다.
'윈나우' 기조가 명확한 키움이 보상금만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키움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베테랑 불펜투수 원종현, 장타력이 검증된 외야수 이형종을 데려오며 2023년 대권 도전 의지를 명확하게 밝혔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올해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면 언제 또다시 'V1'을 바라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키움은 일단 한현희 롯데행 확정 후 보상선수 지명 전략 논의에 돌입했다. 롯데로부터 명단을 받은 뒤 팀 전력에 가장 보탬이 될 수 있는 선택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고 단장은 "(한현희 이적이) 갑작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시즌 준비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며 "보상선수 지명 명단을 확인하면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잘 판단해서 대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