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김서형이 한석규와의 부부 연기를 이야기했다.
김서형은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한 끼 식사가 소중해진 아내를 위해 서투르지만 정성 가득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는 남편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서형은 창욱(한석규 분)의 아내이자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출판사 대표 다정을 연기했다. 다정은 점점 음식을 먹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시한부의 삶을 보내며 가족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인물이다.
이날 김서형은 자신이 맡았던 시한부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제가 겪은 건, 갑자기 아프면 한 순간이라는 거다. 가족과 대화를 못하고 1~2주 간 (의식이) 안 돌아오신 상태에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다. 좀 전에 통화한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의식이 없으시더라. 저희 아버지도 그랬다"며 10여년 전 폐암으로 떠나보낸 부친을 회상했다.
김서형은 "우리는 시간이 있다고 생각해도 이미 늦어버릴 때가 있다. 아버지께 잘해드린 게 없다. 그 시간이 있던 게 오산이었다. '대화의 시간이 더 있겠지' 하던 생각이 아쉬움으로, 그리움으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한부 연기를 위해 자신의 봤던 부친의 모습을 다시 꺼내봤다. 그는 "그래서 다정을 연기할 때는 남편과 아들의 성장을 내 눈으로 보고, 혼자 김치밥을 해 먹을 수 있는 그들의 모습을 소중히 눈으로 담고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서형은 죽음과 가까운 시한부를 연기하면서도 죽음은 생각 안 해봤다고 이야기하고 했다. 김서형은 "시간이 빠르지 않냐. 죽음은 언젠간 올 거기도 하고,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죽음을 논할 수 없다"고 솔직히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친이 돌아가셨을 때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김서형은 죽음은 뭘지 생각했다면서도 어차피 놓여있는게 죽음이라고 언급하며 "다정은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고, 남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서형은 함께 부부연기를 한 배우 한석규를 언급했다. 그는 극중에서 다정과 창욱(한석규 분)은 별거 중인 부부였지만, 창욱은 다정이 말기 암 환자라는 사실에 집에 돌아와 아내를 위한 건강식을 만들어주는 남편이다.
김서형은 "한석규 선배는 워낙 베테랑이다. 뭘 준비해도 받아주실 걸 알았다"며 "케미스트리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부부의 전제가 사랑 아니냐. 멜로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것도 멜로라고 생각을 하면, 둘이 함께 섰을 때의 케미가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냐가 중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서형의 기존 역할과 다정을 비교했을 때 '접목이 안 된다'는 생각들을 돌파하고 싶었다고.
김서형은 "한석규에 대한 걸 생각하며 내가 옆에 어떻게 서야 잘 어울릴까 생각했다. 이혼도 사랑을 하지 않아서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선배를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연기하며 개인적으로도 노력했다"고 한석규와의 부부 연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오매라'에서도 가족 간의 멜로 연기를 보여 줄 수 있었다고 언급하며 만족을 표했다.
한편, 김서형은 극 중 모습보다 길어진 현재의 머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은 머리를 붙였다. '오매라' 극 중 모습도 붙임머리였다"고 고백했다.
김서형은 극 중 암에 걸린 시한부임에도 불구하고 민머리 스타일로 등장하거나, 모자를 쓰고 등장하지 않았다.
그는 "남은 사람들 이야기도 크게 다루니까 (시한부를) 담백하게 넣자고 했다. 투병으로 인해 머리에 두건을 쓰는 등의 장면은 싫었다. 감독님은 단발 머리보다 더 짧기를 원했는데, 제가 머리를 붙인걸 일단 보시라고 했다"며 드라마 속 머리 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극 후반에 장례 장면도 빼고 바로 묘소 장면으로 간 것도 담백하기 위해서다"라며 다른 작품과 차별화 된, '오매라'만의 시한부 이야기를 설명했다.
이어 김서형은 "머리는 작품을 쉴 때 이것 저것 많이 해 본다. '서진스'라고 링 귀걸이도 했다. 예전부터 이렇게 하고 다녔는데 요즘 '뉴진스'도 하고 나오더라. 농담이다"라며 머리가 길어진 자신의 모습을 아이돌에 빗대어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서형은 "다음 작품이 뭘지는 모르지만, 긴 머리 등을 미리 해보고 분위기를 낸다. 그러면서 시간을 보낸다"며 "새로운 캐릭터 색을 잡는게 스스로도 너무 재밌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사진 = 키이스트, 왓챠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