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WBC에서 함께 뛰게 되면 옆에서 많이 도와줘야죠."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35)은 지난해 정규시즌 중 수차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내야수 토미 에드먼(28)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국가대표팀 합류에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020-2021 시즌 동안 세인트루이스에서 에드먼과 한솥밥을 먹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에드먼은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입단 후 첫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자마자 먼저 다가가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는 등 친밀함을 보여줬다.
김광현이 2022 시즌 KBO리그로 복귀하면서 두 사람의 동행은 멈췄지만 김광현은 여전히 에드먼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다르게 WBC는 부모 혹은 조부모의 국적으로도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11월 "에드먼이 한국말은 거의 못한다. '안녕하세요' 정도만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함께 뛰는 동안 재밌게 잘 지냈다"며 "WBC는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다 뛰고 싶어 한다. 에드먼이 워낙 잘하는 선수라 (한국 대표팀으로) 뽑힌다면 큰 보탬이 될 것 같고 선수도 뛰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표팀에 오면 한국식 선후배 문화를 확실하게 가르쳐야겠다"고 웃은 뒤 "에드먼과 WBC에서 함께 뛰게 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광현의 바람은 현실로 이뤄졌다. 에드먼이 지난 4일 KBO가 발표한 2023 WBC 최종 엔트리 30인에 이름을 올리면서 오는 3월 일본 도쿄돔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에드먼의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2021년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내야 수비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후보에 올랐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키스톤 콤비를 이룰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타격과 주루 능력도 빼어나다. 지난해 153경기 타율 0.265 13홈런 57타점 95득점 32도루 OPS 0.725로 세인트루이스 공격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WBC 대표팀에서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광현은 에드먼이 한국 대표팀에 합류할 경우 '도우미'로 나서겠다고 자청했던 가운데 한국 선수들과 에드먼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개인적으로도 2023 WBC는 동기부여가 크다. 김광현의 WBC 출전도 2009년 대회 이후 14년 만이다. 투수진의 맏형으로서 리더십은 물론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어느 해보다 분주하게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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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