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10 08:16 / 기사수정 2011.05.10 21:05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2010 ATP(남자프로테니스) 투어 시즌은 라파엘 나달(25, 스페인, 세계랭킹 1위)의 무대였다. 2009년까지 '숙적' 로저 페더러(30, 스위스, 세계랭킹 3위)와 '2강 체제'를 굳혀온 나달은 지난해 '1인자'로 등극했다.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그리고 US오픈을 차례로 정복하면서 ‘테니스 황제’에 등극했다.
이러한 나달의 독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올 시즌 시작되면서 노박 조코비치(24, 세르비아, 세계랭킹 2위)의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조코비치는 올 시즌 32연승을 구가하면서 6승을 올렸다. 특히, 나달과 만난 3번의 결승전(BNP 파리바스 오픈, 소니에릭슨 오픈, 마드리드 오픈)에서 모두 승리하며 '새로운 황제'에 등극했다.
BNP 파리바스 오픈과 소니에릭슨 오픈은 조코비치가 상대적으로 강한 하드코트에서 열렸다. 하지만, 마드리드 오픈은 나달의 홈인 스페인에서 열렸다. 클레이코트의 절대 강자인 나달에게 마드리드 오픈 우승은 당연한 듯 보였다.
조코비치는 나달의 클레이코트 37연승에 제동을 걸었다. 하드코트가 아닌,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마드리드 오픈만은 나달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클레이코트에서도 하드코트에서 보였던 경기력을 그대로 재현했다.
정교한 백핸드 크로스와 냉철한 경기운영이 돋보인 조코비치는 2시간 18분 동안 진행된 접전 끝에 나달을 2-0(7-5, 6-4)로 제압했다. 클레이코트에서 조코비치에 9전 전승을 올렸던 나달을 생각할 때 충격적인 결과였다. 조코비치는 모든 면에서 최고의 정점에 올랐으며 문제점으로 지적된 위기 극복능력까지 개선됐다.
'무결점 플레이어'로 진화한 조코비치에 나달은 3연패를 당했다. 위기 상황에서 조코비치에 패했던 점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나달은 조코비치에 밀렸다. 조코비치는 나달이 따라가지 못하는 베이스라인에 백핸드로 공략했다. 클레이코트를 휘저으며 최강의 수비를 보여주던 나달은 조코비치의 정교한 백핸드와 포핸드에 당하고 말았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첫 번째 서브 실패와 범실이 나온 점도 뼈아팠다. 그러나 경기력을 놓고 봤을 때, 나달은 부진한 플레이를 펼치지 않았다. 1세트 0-4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5-5 동점을 만들어낸 근성은 매우 돋보였다.
나달은 위기 상황에서 강서브로 조코비치의 플레이를 흔들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랠리싸움에서 조코비치가 앞서고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조코비치의 백핸드 크로스를 막기 위해서는 첫 번째 서브의 성공률과 강도가 매우 중요하다.
나달은 올 시즌 2번의 우승과 3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와 맞붙은 3번의 결승전에서 모두 패한 점이 나달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지만 설욕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 본인이 5번이나 정상에 오른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이 오는 17일(현지 시각)부터 펼쳐진다.
페더러와 치열한 '1인자' 경쟁을 펼친 나달은 조코비치에 도전하는 입장이 됐다.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을 꺾으면서 '새로운 황제'로 등극한 조코비치는 생애 첫 롤랑가로스 우승을 노리고 있다.
현재 조코비치의 '독주'를 막을 선수는 나달이 유력하다. 나달의 과제는 3번의 결승전에서 패했던 교훈을 '설욕의 승부수'로 완성시키는 일이다.
[사진 = 나달 (C) ATP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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