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이 없다]
롯데의 로스터를 보면 영파워의 강세를 느낄 수 있다.
올해도 이원석, 조정훈, 이왕기 등 실력파 신인들이 입단했고 이들을 제외하고도 즉시전력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망주들이 즐비한 롯데다.
그래서 선발라인업과 투수 로테이션에 젊은 선수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으며 롯데도 이런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뭉쳐놓고 보니 또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지는 경기에서는 한 점이라도 따라 붙으려는 악바리 근성이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질 게 뻔하다는 생각이 뇌리에 박혀있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장기레이스로 펼쳐지기 때문에 전 경기를 승리로 가져갈 순 없다. 오늘 졌으면 내일 이기면 된다. 그런데 롯데는 그런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특히 지는 경기에서 다음날엔 이기려는 의지를 남기고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움직이는 선수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의 경우, 이것은 연패로 이어졌고 결국 헤어나올 수 없는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올해도 나아진 점은 하나도 없다. 지금 롯데의 젊은 선수들을 보면 모든 일을 대충대충 넘기고 쉽게 포기하는 요즘 세대와 영락없이 똑같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선배들이 앞장서서 달리는 것도 아니다. 물론 그동안 지는 경기만 하다보니 야구 할 맛이 안 나겠지만 그런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정신력 부재도 한 몫 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겉으로 '패배의식을 벗어났다' '올해는 정말 달라졌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그라운드에서 실천해주길 바란다.
물론 프로는 '실력'으로 말한다고 하지만 경기에 대한 마음가짐과 정신력이 투철할 때 비로소 그 실력은 빛을 낼 수 있다. 또 정신력이 상상 이상으로 발휘될 때에는 자기가 갖고 있는 실력을 뛰어 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그 정신력 하나하나가 팀 전체로 모였을 때 생기는 시너지 효과는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젠 먼 옛날 얘기가 되버린 롯데의 전성기 시절을 회상하면 이런 정신력이 단단히 한 몫 했음을 알 수 있다. 두번의 우승('84, '92) 과 두번의 준우승('95, '99)을 이룬 과정을 보면 실력상으로 상대보다 약했지만 '뭉치면 산다'는 의식으로 하나되어 최고를 가르는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어떤 선수는 이제 꼴찌라는 말만 들어도 화가 난다고 한다. 그럼 그라운드에서 화풀이를 하면 된다. 왜 맨날 자극은 받는다면서 행동으로 보여주질 못하는 가.
롯데 선수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비록 지고 있더라도 한 점이라도 더 내려는 의지를 갖자. 그리고 하나로 뭉치자. 이것은 곧 승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질 것이며 놀라운 결과를 만들게 할 것이다.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기자
사진 / 구단 홈페이지
윤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