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학교 폭력 가해 의혹으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자신을 고소한 후배들과의 증인 신문에서도 결백을 주장했다.
이영하는 9일 서울시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증인 신문에 피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지난 9월 1차 공판 이후 3개월 만에 법정에 다시 섰다.
검찰 측은 1차 공판 당시 공소 요지로 "이영하가 동기생 김대현과 함께 A씨의 손을 전기 파리채에 억지로 넣고 폭행을 행사했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5년 1월 대만 전지훈련 기간 라면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A씨에게 바닥에 병뚜껑을 놓은 자리에 머리 박기를 지시한 점, 2015년 8월 선린인터넷고 야구부 웨이트장에서 이영하와 김대현이 전기파리채에 손을 넣으라고 강요한 점, 선린인터넷고 체육관 입구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강제로 시킨 점 등 수차례 같은 내용으로 괴롭혔다고 열거했다.
반면 이영하의 변호인은 공소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 중 18개에 대해서는 부동의하고 공소 내용을 모두 개별적으로 소명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2차 공판은 1차 공판 당시 검찰의 공소 내용을 중심으로 이영하와 피해자 측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영하의 선린인터넷고 후배인 피해자 A씨와 두 사람과 같은 야구부에서 생활했던 이영하의 후배이자 A씨의 친구 B씨가 증인으로 나섰다.
A씨는 2차 공판 증인 신문에서 "처음 인터넷 게시판에 이영하, 김대현에게 당한 폭력을 폭로한 건 내가 아닌 나의 1년 후배였다"며 "처음에는 모르고 있다가 그 후배가 '가장 많이 당한 게 형이니까 과거 일을 공개하는 게 어떤가'라고 요청해서 내 실명으로 공개했다"고 운을 뗐다.
검찰은 이영하가 2015년 1월과 2월 대만 전지 훈련 기간 중 A씨의 라면을 갈취하고 반복된 행동에 A씨가 반발하자 A씨의 숙소에 A씨 동기 투수들을 불러 가혹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기 파리채에 손을 넣게 하거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노래를 시키고 자취방에서 빨래를 시킨 혐의도 제기했다.
A씨는 증인 신문에서 가혹 행위, 특수폭행 내용과 장소에 대해 세세하게 증언했다. 증인 B씨도 A씨와 비슷하게 증언했다.
하지만 이영하 측은 A씨, B씨의 증언에서 시점과 장소를 쟁점으로 삼았다. A씨가 2015년 8월 부산에서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이영하는 당시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돼 그 시점에 부산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A씨는 이에 "(특정 가혹행위가 벌어진) 경기가 2015년 8월에만 있는 걸로 기억했는데 다시 기록을 찾아보니 그해 5월에도 그 팀과 상대했다. 5월에도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정정했지만 "2015년 8월에 분명히 이영하가 부산에 있었다"고 했다.
이영하 측은 또 "A씨가 2015년 9, 10월 이영하의 자취방에서 가혹행위가 벌어졌다고 하는데 이영하는 그해 6월 본가로 들어간 상태"라며 이영하와 함께 자취한 동기생 어머니의 증언을 증거로 제출했다.
A씨는 "이영하는 2015년 9월과 10월에도 그 자취방을 썼다"며 "그전에도 빨래를 시키고 폭언, 폭행을 하는 등 이영하의 자취방에서 가혹행위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영하의 법률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는 "이영하 선수의 알리바이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해 채택됐다"며 "기초적인 사실관계에서 (A씨의) 진술이 어긋난 부분이 있는데 다른 사건에서도 얼마나 신빙성을 인정받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증인 심문기일을 내년 1월 20일 오전 11시로 정했다. 검사 측에서 증인을 많이 채택하면서 이영하 측이 예상했던 것보다 재판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