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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작가, 불호에 대한 반성 …"좀 더 노련했다면"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10.18 10:50

하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자랑스러운 기분 보다는 부끄럽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어요" '작은 아씨들'이 높은 인기와 화제성 만큼이나 잡음도 거셌다. 이를 예상하지 못했던 정서경 작가는 드라마에 쏟아진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동력을 또 한 번 얻게 됐다.

지난 9일 종영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평균 11.1% 최고 12.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작은 아씨들'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는 최근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정 작가는 "정신없이 드라마를 쓰고, 방송을 봐서 잘 마무리됐는지 모르겠다.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한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드라마를 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시청자분들께서 사랑해주셔서 행복하다"라고 작품을 마무리하는 각별한 소감을 전했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서 섬세한 필력을 입증한 정 작가는 '작은 아씨들'에서 역시 극의 흐름을 일순간 바꿔버리는 반전 전개와 예상 밖의 행보를 펼치는 인물들로 극의 생동감과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위하준, 엄지원 등의 '믿보배'의 눈부신 열연과 영상미까지 더해져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영화 시나리오를 주로 써왔던 정 작가는 '마더' 이후 4년 만에 '작은 아씨들'을 통해 드라마로 복귀했다. 원작이 있는 '마더'와 달리 '작은 아씨들'은 시놉시스가 없는 대본이었기에 거기서 오는 고충도 많았다고.

정 작가는 "12부작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처음-중간-끝을 다 쓸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1부를 먼저 썼는데 재미있더라. 1부에서부터 어떻게 이어갈까 고민하면서 쓰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아웃라인은 5부~6부 사이 어딘가에서 잡은 것 같다. 제작진들이 다음엔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가장 안 풀렸던 장면이나 부분이 어디였을까. 정 작가는 "3회였던 것 같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라 2시간까지는 어떻게 풀게 된다. 3회가 되니까 어떻게 뻗어나가야 할지 그런 동력을 찾기가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우물 가장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서 바닥을 치고 이야기를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주가 자기의 마음속에 감춰져 있던 죽은 동생을 찾아내고 공포의 기억으로 돈에 대해서 달려갈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안 풀릴 때마다 인물의 깊은 곳에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면서 풀어가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초반 전개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불호, 티저 포스터 표절 논란, 베트남전 왜곡 논란 등 잡음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정 작가는 "사실 그런 반응들을 예상하지 못 했다. 내가 좀 더 노련한 작가였다면 불호 지점에 대해 세심하게 살폈을 텐데"라며 "초반에 가난에 대한 묘사들 불호의 반응도 봤고,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베트남전 왜곡 논란에 대해서도 "어떤 사실관계를 다루거나 그걸 정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반응을 듣고 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글로벌한 시장에서 드라마를 집필하면서 시청자들 반응에 더 세심하게 살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작품을 마친 현재, 정 작가는 '작은 아씨들'을 통해 어떤 성장을 이뤄냈을까. 그는 "'작은 아씨들'을 보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모아 다음 작품을 할 때는 조금 더 불편하지 않게 매끄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주어진 시간 안에 드라마를 끝낸 것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장처럼 느껴진다"라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드라마와 영화 작업의 비중을 어떻게 두고 싶냐는 물음에는 "상황이 너무 빨리 바뀌는 것 같다. 6부작 시리즈는 드라마일까 영화일까. 영화 같기도 하고 드라마 같기도 하다. 앞으로는 이런 경계가 흐려질 것 같다. 그때그때 알맞은 형식을 통해서 일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박찬욱 감독 사단이라 불리는 정 작가에게 재밌는 질문도 던져졌다. '작은 아씨들'을 본 박찬욱 감독의 반응이 어땠냐는 것. 이에 정 작가는 "대본을 보여주고 그런 사이가 아니다. 그런데 중간에 대본을 보내달라고 하셔서 6부~8부 사이에 보내드렸는데, 예상과 달리 너무 재밌다고 하셨다. 바쁘신 와중에도 드라마를 챙겨보셨더라"라고 전했다.

끝으로 정 작가는 "드라마가 끝나고 자랑스러운 기분 보다는 부끄럽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인터뷰가 두렵기도 했지만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싶었다. 낯선 드라마지만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사진=tvN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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