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23 08:54 / 기사수정 2011.04.23 08:54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거포들의 침묵이 오래간다.
8개 구단이 16~17경기씩을 치렀다. 탐색전도 끝난 상황. 그러나 웬일인지 올 시즌 초반 전형적인 거포들의 홈런포가 잠잠하다. 홈런 부문 선두권에는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이름으로 가득하다. 23일 현재 홈런 부문은 4개를 쏘아 올린 정근우(SK) 이대수(한화) 조인성(LG)이 공동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그 뒤로 3개를 쏘아 올린 이범호(한화) 알드리지(넥센) 박정권(SK) 박용택(LG)이 공동 4위 그룹. 무언가 이상하다. 이들은 대부분 거포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다. 더욱이 정근우와 이대수는 홈런이라는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타자.
그러나 지난 시즌 9경기 연속 홈런포를 포함 44개의 아치를 그렸던 이대호(롯데)는 고작 2개 밖에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2~3일 한화와의 사직 개막 2연전서 연이어 대포를 쏘아 올렸으나 이후 깊은 침묵에 빠져있다. 0.333이라는 높은 타율임에도 정작 한 방은 나오지 않고 있다. KIA 최희섭도 홈런 2개를 쳤으나 시즌 초반 0.369라는 타율에서 보듯 정확한 타격을 좀 더 염두에 둔 모습.
설상가상으로 김상현(KIA)은 3일 광주 삼성전 만루포 이후 단 하나의 홈런도 쳐내지 못했다. 타율 0.167로 타격 페이스 자체가 나쁘다. 김동주(두산)도 2개를 때렸으나 타율0.292로 아직은 100% 방망이 컨디션은 아니다. 저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거포들이 좀처럼 홈런포를 쏘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홈런 레이스의 복병이었던 최형우(삼성, 2개) 최진행(한화,2개)도 아직 잠잠하고 홍성흔(롯데) 이성열(두산)은 아직 개시조차 하지 못했다.
참고로 2010시즌 초반 8개 구단 중 6팀이 17경기를 소화했던 4월 17일을 기준일로 잡았을 때 홈런 부문 선두는 김태완(한화)이었고 개수는 6개였다. 홍성흔 김상현도 4개를 쳐내며 선두권을 형성했었다. 그 뒤로는 가르시아(전 롯데) 이대호 최진행 이성열 등이 나란히 3개로 상위권을 이뤘었다.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 거포들의 홈런 페이스가 다소 더디다.
원래 4월은 투수들의 힘이 득세하는 시기다. 실제로 23일 현재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3.81로 준수하다. 선두 삼성(2.65)부터 5위 넥센(3.49)까지 5팀이 3점 대 중반을 형성했다. 14명의 외국인 투수가 대부분 팀의 주축 선발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전반적으로 선발 마운드가 상향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8개 구단 공히 4월 승부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고해지면서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에이스를 5일만에, 컨디션이 좋은 불펜 투수를 2~3일 연투 시키는 건 예사 일이다. 이들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큰 타구를 맞지 않는 볼 배합을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 이러니 팀의 중심타자나 거포라고 할지라도 경기 막판 1~2점 승부서 큰 스윙을 자제하고 단타, 팀베팅, 타점 생산 등에 주력하는 것이다. 홈런은 2개에 불과하지만 타율 0.369, 0.333을 기록 중인 최희섭이나 이대호가 이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
그래도 이와 같은 현상은 기온이 올라갈수록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투수들의 힘은 떨어지는 대신 타자들의 컨디션은 상승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그 과정 속에서 거포들의 위용 과시도 분명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대호 김상현 김동주 최진행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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