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진심은 아무리 작더라도 큰 감동이 되기 마련이다.
한화 이글스의 2022 1차지명 신인 문동주는 지난 6일 대전 SSG전에서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문동주의 시즌 마지막 등판이기도 했던 이날 문동주는 5이닝 7피안타 2볼넷 8탈삼진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고, 팀이 7-4 승리를 거두면서 감격의 첫 승을 안았다. 이날 9회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문동주의 승리를 지킨 마무리 투수가 바로 강재민이었다.
그리고 문동주의 첫 승 사흘 후, 문동주는 박스 하나를 안았다. 첫 승을 하면 선배 강재민이 사준다고 약속했던 고가의 신발 선물이었다. 강재민은 이 선물에 대해 "같이 밥을 먹으면서 신발 얘기를 하다가, 동주가 그 모델을 안 신어 봤다고 하길래 첫 승을 하면 사준다고 했었다. 동주 선발 두 경기가 남아있을 때였다"고 설명했다.
강재민은 신인인 문동주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선배 중 한 명이다. 강재민에게 문동주도 그렇다. 강재민이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서산 재활조에 있었을 때, 두 투수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문동주는 "재민이 형이 원래 잘 챙겨주신다. 형이 서산에 있었을 때 매일 저녁을 밖에서 사 먹었으니, 아마 한 달에 내 월급 정도는 썼을 거다. 그보다 더 먹었을 수도 있다"고 웃었다.
한 시즌을 마친 문동주는 이제 야구장을 처음 찾은 신인 김서현에게 조언을 해줄만큼 어엿한 선배가 됐지만, 여전히 배워 갈 것들이 많은 초년생이다. 서산에 있었던 올해 초반은 많은 기대 속에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문동주의 막연함이 더 컸을 시절이었다. 그때 2년 선배이자 6살 형인 강재민은 그런 문동주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또 여러 조언을 해줬다.
장난 반 진심 반 데뷔 첫 승에 신발 선물을 건 것도 선발로 나서는 후배가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었으면 해서였다. 강재민은 "동주가 자신에 대한 기대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나이를 생각하면 그 부담감은 더 컸을 거다. 그래서 편안하게 하라고 툭 던지듯이 말한 거였다"고 전했다.
신발 선물을 받은 문동주는 "재민이 형이 후배를 생각해주신 덕에 발전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 그 약속이 그래도 조금은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약속도 있냐는 질문에는 "재민이 형이랑 딜을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웃었고, 강재민도 "내년에 또 얘기해보겠다. 동주가 잘하면 나도 뒤에서 던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거니까 서로 잘하면 좋다"라고 미소지었다.
문동주는 인터뷰를 마친 강재민을 발견하곤 "재민이 형 사랑해요!"라고 외치며 포옹을 해 웃음을 안겼다. 마침 지나가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 장면을 발견했고, 수베로 감독이 "네 승리를 지킬 클로저니까 잘 보여야 한다"고 하자 문동주는 보란듯 "땡큐"라고 말하며 강재민을 다시 한 번 꼭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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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