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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아닌가요?"… 두산 최준석이 2루로 돌아간 사연

기사입력 2011.04.21 22:27 / 기사수정 2011.04.21 22:27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최준석이 2루타를 치고도 기뻐하지 못했다.

21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과 넥센과의 경기에서 벌어진 일. 상황은 이랬다. 1-0으로 앞선 두산의 5회말 공격. 1사 만루 상황에서 김동주가 넥센 구원 투수 이정훈의 초구를 공략해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4-0으로 달아났다. 이정훈은 상당히 곤욕스러워했다.

후속 타자는 최준석. 주자는 1사 2루 상황이었고 두산은 추가점이 필요했다. 최준석은 김동주와 마찬가지로 이정훈의 초구를 때렸다. 오른쪽 담장 상단 부근으로 비행한 타구는 관중의 글러브 속으로 쏙 들어가버렸고 우효동 1루심은 홈런 시그널을 취했다. 최준석은 의기양양하게 베이스를 돌았다.

그러나 여기서 사건이 터졌다. 넥센 수비수들이 홈런이 아니라고 억울한 제스처를 취하기 시작했다. 넥센 벤치도 동요했다. 결국 김시진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김풍기 구심은 이를 받아들인 후 이날 TV 중계방송사(KBSN SPORTS, MBC LIFE)가 제작한 느린 화면으로 재판독에 들어갔다.

결국 타구는 홈런이 아닌 '인정 1타점 2루타'로 정정됐다. 최준석은 졸지에 2루로 돌아가야 했고 김동주의 득점만 허용됐다. 야구 규칙 7조 5항 [주1]에 의하면 '페어의 타구가 공중에 뜬 상태로 확실히 펜스를 넘어갔을 것으로 심판원이 판단했을 때는 관중이나 새 등에게 닿았을 때도 본루가 주어진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심판원의 재량에 따라 홈런 여부가 결정된다는 뜻.

결과적으로 김풍기 구심은 최준석의 타구가 담장에 넘어가지 않은 채 관중이 공을 낚아 챈 것으로 판단해 수비수가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없었다는 걸 받아들여 인정 2루타로 정정한 것이다. 7조 5항 (f)의 (2) '페어타구가 경기장의 펜스, 스코어보드, 떨기나무 또는 담쟁이덩굴을 빠져 나가거나 그 밑을 굴러 나가가나 속에 끼어 멈추었을 경우'를 간접적으로 적용했다.

결국 최준석은 1타점을 기록했지만 홈 베이스를 밟지 못한 채 다시 2루로 돌아갔다. 두산은 이날 8-1로 넥센에 승리했지만 최준석에겐 썩 유쾌하지 않은 하루였던 셈.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009시즌부터 애매한 홈런성 타구에 한해 비디오 판독을 시행해왔다. 올 시즌에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진=최준석 ⓒ 엑스포츠뉴스 DB,  참고=KBO 야구규칙집]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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