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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과 이별 앞둔 허경민의 소망 "마지막으로 내야에 함께 서고 싶어요"

기사입력 2022.09.29 06:30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허경민은 28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선배 오재원의 은퇴 소식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눈물이 날 것 같다"는 말부터 먼저 꺼냈다. 2009년 두산 입단 후 13년간 함께했던 오재원이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는 게 아직은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두산 구단은 이날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재원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오재원이 최근 은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 측은 선수의 뜻을 존중해 이를 수용했다. 16년간 베어스를 위해 헌신하고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다음달 8일 잠실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허경민에게 오재원은 경쟁자였던 동시에 엄격하고 든든한 선배였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2 시즌부터 2루수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허경민이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은 2015 시즌부터는 유격수 김재호, 2루수 오재원의 두산 황금 내야가 구축되면서 '왕조'의 핵심 멤버로 우승반지 3개를 함께 꼈다.

허경민은 "(오) 재원이 형, (김) 재호 형은 내가 두산 내야수로 클 수 있게 도와준 분들이다. 재원이 형이 먼저 은퇴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너무 착잡하고 아쉬웠다"며 "재원이 형은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마무리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고 수고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3루 수비 위치에서 내야 왼쪽을 보면 형들이 있는 게 너무 든든했다. 재원이 형도 항상 가까이에서 플레이를 해왔기 때문에 그 어떤 선배의 은퇴를 지켜볼 때보다 더 마음이 무겁다"며 "오늘 아침에 잠깐 통화를 하는데 이제는 내가 착한 역할뿐 아니라 때로는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되는 위치라고 하시더라. 마지막까지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했고 가슴에 와닿았다"고 강조했다.

아직 오재원의 은퇴식 행사 프로그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허경민에게는 소망이 있다. 오재원이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뛰지는 못하더라도 1회초 수비 시작 때는 3루수 허경민, 2루수 오재원, 유격수 김재호가 내야에 마지막으로 '선수'로서 함께하는 그림을 이미 머리속에 그려놨다. 

허경민은 "재원이 형 은퇴식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인 바람은 유니폼을 입고 LG 박용택 선배님처럼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등장해서 마무리를 하셨으면 좋겠다"며 "10월 8일 스타팅 라인업은 재호 형, 재원이 형, 제가 같이 나가고 싶은 게 후배의 마음이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이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10월 8일 주전 3루수는 무조건 내가 나가겠다"며 "재원이 형과 그라운드에 함께 서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재원이 형의 은퇴식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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