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은퇴투어 행사일 영화 같은 역전 만루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6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시즌 전적 59승4무71패를 만들었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만루홈런 포함 5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롯데가 4-5로 끌려가던 9회초 1사 만루 상황, 한화 마무리 강재민을 상대해 볼카운트 1-2에서 강재민의 4구 투심을 타격, 좌측 담장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이대호의 개인 12호 만루홈런. 이 홈런으로 점수를 뒤집은 롯데는 그대로 승리를 가져왔다. 다음은 경기 후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은퇴투어 행사날 두 번째 만루홈런이 나왔는데.
▲그때도 이겼고, 오늘도 중요할 때 (홈런이) 나와서 기분 좋다. 그 전 타석에서 병살타 쳤을 때가 아쉽다. 타이밍은 괜찮았지만 빗맞았던 게 생각이 난다.
-배트를 크게 던졌다.
▲던지고 머리 맞는 줄 알고 열심히 뛰었다(웃음). 내가 생각해도 너무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까지 던질 생각은 없었는데,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팬들이 내 얼굴 보기 위해 너무 많이 와주셨는데 선물해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많이 던졌던 것 같다. 투수한테는 진짜 미안하다. 떠나는 선배가 너무 기분 좋아서 했던 걸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팬들을 향한 팬서비스라고 보면 될까.
▲감사 인사 차원에서 한 거다. 그런 거 원래 잘 안 한다. 평일인데 너무 많이 오셨다.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 그런 거에 보답 차원에서 한 거다. 이런 거 잘 안 하지 않나. 보답, 선물 차원이었던 것 같다.
-병살타 상황은.
▲커브를 노리고 들어갔다. 좋은 타이밍이었는데, 2스트라이크 몰리는 순간 소심해졌던 것 같다. 가볍게 치자는 생각에 풀스윙을 못해서 땅볼이 나온 거 같은데, 거기서 삼진을 먹더라도 내 스윙을 했었어야 한다. 지나고나니 후회가 됐다. 그래서 마지막 타석에 자신있게 돌렸던 것 같다.
-9회초 주자가 쌓이는 걸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까지만 오라고 생각했다. 못 쳐도 되지만, 나에게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못 쳤어도 후회는 안 하겠지만 자신있게 돌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좋다.
-이제 10경기 남았는데, KIA와의 경기차도 좁혀졌다.
▲나는 (가을야구를) 포기 안 했다. 후배들에게도 항상 이야기하지만, 포기 안 했다. 어쨌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 선수의 마음가짐이다. 후배들에게도 한 경기, 한 타석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했다. 우리가 이기는 게 중요하다. 좀 더 집중하고 남은 경기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 짓자고 했다.
-은퇴투어 한 번을 남기고 은퇴투어 전적 4승4패가 됐다.
▲은퇴투어 하면서 너무 사랑을 받는 게 느껴진다. 정말 감사드린다. 말로는 표현 못 한다. 계속 찡하다. 요즘 아내가 통화하면서 많이 운다. 내 눈만 봐도 운다. 아이들도 '아빠 은퇴 안 했으면 좋겠다' 하면서 많이 운다. 어쩔 수 없다. 주워담을 수 없다. 좋은 모습으로 멋있게 떠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10경기가 나에게는 정말 소중할 것 같다.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