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선수 최초로 3000안타를 꼭 쳐주길 바랐는데 아쉽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다음달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선수' 이대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18일 kt 위즈전을 포함해 12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이대호의 기량은 여전히 KBO리그 최정상급이다. 타율 0.340 168안타 20홈런 87타점 OPS 0.891로 투수들에 공포의 대상이다. 은퇴 시즌이라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KBO 역대 두 번째로 진행 중인 은퇴 투어에서도 이대호를 향한 찬사가 쏟아진다. 9개 구단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 타자를 향한 예우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 상대팬들도 이대호의 타석 때 함께 응원가를 불러주며 전설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있다.
이대호보다 앞서 은퇴 투어를 진행했던 이승엽 SBS 야구해설위원도 후배의 올 시즌 활약을 바라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프로 무대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었던 적은 없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 2013 WBC 등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뛰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승엽은 "이대호를 보면 정말 훌륭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은퇴 시즌에 이렇게 잘한다는 건 정말 인정해야 한다"며 "사실 이대호는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해서 내년 연봉이 인상되는 것도 없고 더 높은 무대를 노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가족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선수라는 게 믿기 힘들 정도로 잘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승엽은 다만 이대호의 은퇴로 한국 선수 최초의 3000안타 타자의 탄생이 미뤄진 부분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대호는 18일 현재까지 KBO 17시즌 동안 2188안타, 일본프로야구서 4시즌간 622안타, 메이저리그서 74안타 등 통산 2884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대호가 만약 내년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면 충분히 3000안타 고지를 노려볼 수 있기에 이승엽은 선배이기 전에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도 은퇴를 예고한 뒤 유니폼을 벗었던 기억이 있기에 이대호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생각도 전했다.
이승엽은 "나는 이대호를 보면서 나와는 클라스가 다른 선수라고 느낀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을 한다"며 "이대호의 은퇴로 당분간 3000안타를 칠 선수가 없는데 아깝기는 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은퇴를 번복하지 않는 이대호의 마음은 이해한다. 나도 선수 생활 막바지에 2년 계약을 하면서 은퇴를 예고했다. 그때 은퇴하지 않았다면 나보다 15~20살 어린 선수들이 올라올 자리를 막는 것"이라며 "이대호도 비슷한 생각일 것 같다. 우리가 이대호의 은퇴를 더 아쉬워해주고 정말 훌륭한 선수였다는 걸 계속 옆에서 얘기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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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