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은 최근 마무리 투수 고우석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쉴 새 없이 칭찬을 쏟아낸다.
지난 6일 잠실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도 "고우석이 등판하면 우리나 상대나 게임이 끝난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지난해와 올해 정말 많이 발전했다. 이제는 정말 우리나라 최고 마무리 투수로 가는 과정에 있는데 올 시즌 어떤 정점을 찍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고우석의 올 시즌 성적은 51경기 2승 2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64다.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많은 세이브를 수확한 것은 물론 세부 지표도 단연 뛰어나다. 블론 세이브가 단 한차례뿐이었을 정도로 안정감이 뛰어나다.
지난해까지 큰 경기에 약하다는 오명 아닌 오명이 있었지만 올해 풀타임 마무리 4년차를 맞아 스스로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LG가 순조롭게 승수를 쌓을 수 있었던 데는 고우석이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준 부분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커리어하이였던 2019 시즌 35세이브와 동률을 이룬 가운데 4세이브만 더 추가하면 2013 시즌 봉중근(38세이브)이 세운 LG 소속 투수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까지 갈아치우게 된다. KBO 역대 최연소 40세이브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세이브왕 타이틀 획득도 눈앞이다. 현재 이 부문 2위 KIA 양해영(27세이브)을 큰 차이로 앞서 있는 가운데 잔여 경기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구원왕을 예약했다.
LG 소속 투수가 마지막으로 세이브 타이틀을 따낸 건 200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야생마' 이상훈이 30세이브로 SK(현 SSG) 조웅천과 공동 구원왕에 오른 바 있다.
류 감독은 "고우석이 어떤 숫자로 기록을 깨느냐 안 깨느냐로 평가받기 보다 마무리투수로서 얼마나 믿음을 주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도 충분히 팀의 레전드 이상훈에 버금가는 클로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류 감독은 "내가 현역 시절에는 이상훈 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9회에 등판하면 '아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상훈 투수 뒤에서 수비를 하고 있으면 이겼다는 믿음이 강하게 들었다"고 돌아봤다.
또 "고우석도 굉장히 더 좋은 쪽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숫자, 기록보다 그런 (믿음을) 걸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LG 수호신을 향한 강한 신뢰를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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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