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기적 같은 가을야구 막차 탑승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 두 명의 활약 속에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롯데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4차전에서 16-4 대승을 거뒀다. 5위 KIA 타이거즈와의 격차를 5.5경기로 유지하면서 정규리그 종료까지 남은 24게임에서 막판 대역전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댄 스트레일리가 승리의 발판을 놨다. 6이닝 2실점 호투로 두산 타선을 제압하고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이번주 찰리 반즈, 박세웅 원투 펀치를 내세우고도 연패에 빠졌던 최악의 상황에서 스트레일리의 어깨가 롯데를 구했다.
롯데는 반즈가 전반기 내내 에이스로 팀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줬던 것과는 다르게 글렌 스파크맨의 부진 속에 상승세가 꺾였던 경우가 많았다. 스파크맨은 전반기 1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81, 후반기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12.00의 처참한 성적을 남긴 뒤 지난 7월 31일 퇴출됐다.
뛰어난 기량을 갖춘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이 쉽지 않은 가운데 롯데의 선택은 2020, 2021 시즌 에이스로 활약했던 스트레일리였다. 스트레일리는 지난 연말 롯데와 재계약 불발 후 미국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택했지만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에 머무르고 있었다.
롯데의 KBO 복귀 제안을 받아들인 뒤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지난달 10일 키움과의 복귀전을 시작으로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50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롯데는 스트레일리가 선발등판했던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기고 반등할 수 있었다.
타선에서는 잭 렉스의 방망이가 뜨겁다. 롯데는 외야수 DJ 피터스와 올 시즌을 함께 시작했지만 피터스는 타격은 물론 중견수 수비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전반기 85경기 타율 0.228 13홈런 48타점 OPS 0.701의 기록을 남긴 채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짐을 쌌다.
렉스는 롯데 유니폼을 입자마자 빼어난 기량으로 피터스의 흔적을 모두 지워버렸다. 32경기 타율 0.333 6홈런 16타점 3도루 OPS 0.954로 맹타를 휘두르며 롯데의 공격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하면서 KBO 적응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더 무섭게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득점권에서 20타수 6안타 2홈런 12타점으로 클러치 능력까지 겸비했다. 피터스에게 기대하기 어려웠던 해결사의 면모를 유감 없이 뽐내는 중이다.
2일 두산전에서도 3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 3볼넷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게임을 지배했다. 멀티 홈런으로 한껏 자신감을 끌어올린 가운데 사직에서 NC 다이노스와 주말 2연전을 치른다.
롯데는 객관적으로 여전히 KIA보다 5위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하지만 실낱같은 희망이 아직까지 살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포기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
무엇보다 스트레일리, 렉스의 존재감이 후반기가 막바지로 향할수록 더 강해진다. 두 사람이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적어도 무기력하게 시즌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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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