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시즌 초반 가장 빛나는 해외파 한국 선수 중 한 명은 단연 이강인(마요르카)이다. 프리시즌 동안 달라진 피지컬과 수비 마인드를 장착한 이강인은 새 감독 하에서 꽃을 만개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2개월 여 앞두고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자신의 매력을 다시 어필하기 시작했다.
마요르카는 지난 28일(한국시간) 에스타디오 데 바예카노스에서 열린 라요 바예카노와의 2022/23시즌 라리가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마요르카는 전반 13분 베다트 무리키가 다니 로드리게스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 후반 19분엔 골킥을 무리키가 헤더로 떨어뜨렸고 이 볼을 이강인이 거머쥔 뒤 박스 안으로 전진해 연속 골을 터뜨렸다.
이강인은 이 경기에서 MOM(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돼며 최근 물 오른 경기 감각을 과시했다. 그는 시즌 초반 무리키와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무리키는 지난 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라치오를 떠나 마요르카에 입단했고 적응에 성공했다.
특히 무리키와 이강인은 시즌 막판 강등 위기에서 합류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전술에 딱 맞아들며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2라운드 헤타페전 1-2 패배 당시 득점을 합작했다. 이강인이 감각적인 얼리 크로스를 올리고 무리키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아기레 감독은 마요르카 부임 후 리가 데뷔전인 헤타페 원정을 시작으로 9경기에서 4승 1무 4패를 기록, 특히 시즌 막판 3경기에서 2승 1무로 리가 17위,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다.
이때부터 아기레 감독은 무리키와 다른 한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는 '빅앤스몰' 조합으로 재미를 봤고 이번 시즌엔 무리키의 짝으로 이강인을 선택해 효과를 보고 있다.
아기레 감독은 바예카노 전 승리 후 무리키와 이강인에 대해 "무리키는 흐름이 좋다. 골을 넣어 기쁘다. 이강인은 훨씬 더 자유로워졌다. 난 그가 팀에 중요한 선수라고 본인에게 말했다. 그는 선수단에서 가장 재능있는 선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이강인의 피지컬과 수비 마인드에 대한 변화에 있다. 이강인은 이전 시즌보다 달라진 피지컬로 눈길을 끌고 있고 스피드와 활동량 역시 증가했다.
이강인은 지난 25일 구단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난 좋은 상태다. 피지컬과 정신 모두 좋다."라면서 현재 상태에 대해 말했다.
무리키에 대해서 이강인은 "우리는 무리키의 결정력이 얼마나 좋은지 잘 안다. 그는 신체적으로 아주 강하다. 키가 매우 크고 놀라운 슈팅을 보여준다. 우린 무리키를 점차 더 알아가고 있다. 이미 그를 잘 알고 있지만 더 많이 알아가고 있다. 올해 우리가 이런 호흡을 계속 보여준다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시절에도 빅앤스몰 조합을 맞춘 바 있다. 당시 그는 막시 고메스와 공격진으로 나서면서 공격 포인트를 쌓았던 경험이 있다. 비록 두 조합이 오래가지 못했지만, 점점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어지는 추세 속에 이강인이 생존할 역할 중 하나로 가능성을 보였던 조합이며 이것이 아기레 감독을 만나 마요르카에서 재현되고 있다.
이강인이 라리가에서 1선과 2선을 오가며 공격을 이끄는 모습을 보인다몈 대표팀 복귀도 무리는 아니다. 현재 벤투 감독 체제에서 그는 지난 2021년 3월 원정 한일전 이후 1년 6개월 가까이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 사이 2선 중앙 공격진은 정우영(프라이부릌)가 새롭게 가능성을 보였다. 권창훈(김천) 역시 이 자리에 설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이강인만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선수들은 드물다. 현재의 경기력만으로 4년간의 노력을 폄훼할 수는 없지만,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지금 경기력이 좋은 선수들로 대회를 준비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아예 뽑지 않았던 선수라면 논하기 어렵겠지만, 한두 차례 지켜봐 왔던 선수다. 이강인이 9월 A매치 기간에 벤투 감독의 마지막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9월 23일 코스타리카, 9월 27일 카메룬과 2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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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