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6 03:19 / 기사수정 2011.04.16 11:14
[엑스포츠뉴스=고양시, 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 챔피언' 김해진(14, 과천중)이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고 빙상인 추모 제53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종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15일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5종 점프는 물론,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 + 더블 토룹, 그리고 트리플 살코 + 더블 토룹 + 더블 툽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다.
트리플 러츠에서는 롱에지(e로 표기, 잘못된 스케이트 날을 사용해 뛰는 점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점프들은 모두 인정을 받았고 처음으로 프리스케이팅에서 100점을 돌파했다.
김해진은 쇼트프로그램에서 TES(기술요소점수) 28.11점, PCS(프로그램구성요소점수) 21.89점을 합산한 50점을 받았다. 그리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TES 58.45점, PCS 46.94점을 합친 105.39점을 획득했다. 최종 합계인 155.39점은 종전 최고 점수인 148.78점(2010년 전국종합선수권대회)을 6.61점 초과한 점수였다.
김해진은 올 시즌 중반, 연습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하는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 8월에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1위를 차지해 2010-2011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 2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종아리 봉합 수술로 인해 1개 대회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당초 목표였던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은 무산됐고 국내대회에 주력하게 됐다. 지난 2월 초에 열린 '2011 전국동계체전'에서는 트리플 토룹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인정받으며 여중부 1위에 올랐다. 이 대회가 끝난 뒤, 김해진은 맹장수술을 받았고 2주 동안 휴식을 취한 뒤 가볍게 스케이팅을 시작했다.
3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점프 연습을 시작하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훈련 도중 사고를 당하고 맹장수술을 받는 등 2010-2011 시즌은 고비가 많았다. 그러나 김해진은 마지막 대회인 종별선수권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이러한 아쉬움을 모두 털어버렸다.
"올 시즌은 부상으로 인해 아쉬움이 많았어요. 하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만족할만한 연기를 펼치게 돼 매우 기쁩니다."
지난 3월 초에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2010-2011 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를 직접 관전한 것도 좋은 자극이 됐다. 김해진은 "잘 타는 선수들을 보고 자극을 받았고 더욱 발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김해진이 들고 나온 기술 구성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상위권 선수들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김해진은 트리플 5종 점프를 모두 구사하고 있었고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 + 더블 토룹, 그리고 트리플 살코 + 더블 토룹 + 더블 룹 등 쉽지 않은 콤비네이션 점프를 모두 소화해냈다.
"점프 착지를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예전과 비교할 때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콤비네이션 점프를 뛸 때는 항상 첫 번째 점프를 잘 뛸 수 있도록 유의하고 있어요. 후속 점프인 트리플 토룹은 첫 번째 점프에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요."
이번 대회에서 김해진은 점프 뿐만이 아니라 스케이팅 스킬도 한층 성장해 있었다. 예전부터 자신의 약점이 스트로킹에 있다는 점을 인지했던 김해진은 이 부분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스케이팅의 중요성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연마한 점은 좋은 결실로 이루어졌다.
김해진과 함께 여중부 A그룹에 출전한 박소연(14, 강일중)도 난이도가 상승한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다. 박소연은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을 시도했고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룹, 그리고 트리플 플립을 프리스케이팅에서 시도했다.
트리플 5종 점프를 처음으로 모두 포함시켰지만 몇몇 점프에서 아쉽게 언더 판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점프의 비거리와 탄력이 매우 뛰어난 박소연은 앞으로 점프 성공률만 좋아진다면 지금보다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김해진의 장점은 점프 컨시 능력이다. 점프 성공률이 매우 높은 대신, 점프의 질을 높여야 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부각됐지만 이번 대회에서 점프의 완성도는 한층 발전했다.
하지만, 롱에지 판정이 내려진 트리플 러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로 남게 됐다. 러츠는 매우 중요한 점프로 다음 2011-2012 주니어 시즌에서는 필수 과제다.
김해진은 부상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 국내에서 펼친 연기 중, 최고 수준의 연기를 보이며 알차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또한, 155점을 돌파하며 내년 시즌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부상을 피하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다음 시즌에는 본격적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도전하는 것이 김해진의 계획이다. 그리고 5월에 열리는 아이스쇼인 '올댓스케이트 스프링'에서 선보일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주말만 잠깐 쉬고 곧바로 훈련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지난 시즌 아쉬웠던 점을 보완해 더욱 좋은 연기를 펼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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