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주현영이 '우영우' 속 에피소드를 전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8일 종영한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세상의 편견, 부조리에 맞서 나가는 우영우의 도전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풀어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현영은 우영우의 유일한 친구이자, 엄청난 똘끼를 가진 털보네 요리 주점 아르바이트생 동그라미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우영우'는 첫 회 0.9%로 시작해 최종회 시청률 17.5%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9일, 엑스포츠뉴스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주현영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나눴다.
이날 주현영은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그는 "그라미가 되게 충동적인 사람이라 언제 어떤 행동이 튀어나올지 모르지 않나. 애드리브를 하는데 그게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카메라 감독님이 조금 힘들어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몰랐는데 유인식 감독님이 카메라 감독님한테 그라미를 찍을 때는 자연에서 야생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처럼 찍어달라고 주문을 하셨다고 한다. 저한테는 말씀을 안 하셨다. 그걸 듣고 정말 감동이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주현영은 "저는 카메라 감독님이 힘드실까봐 '어떻게 해야되지?' 하면서 스스로 한계를 두고 있었다. 그럴 때쯤에 감독님이 그러셨다는 걸 들어서 그후로는 믿고 막 놀았다. 그만큼 감독님이 저희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만들어주셨다. 그렇지만 아닌 부분은 또 아니라고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알려주셨다"라고 유인식 감독과의 호흡을 전했다.
문지원 작가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주현영은 "작가님이랑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많이 만났다. 제가 생각하는 그라미의 모습이나 영우와의 관계성 등에 대해서 많이 얘기했다. 제가 '이런 영화의 이 캐릭터를 참고하려고 하는데 어떠시냐'하면서 초반에 많이 소통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불량공주 모모코'라는 영화가 있는 데 주인공의 친구를 보면서 충동적인 행동, 제스처를 참고했다. 근데 우리나라랑은 정서가 다르지 않나. 그래서 어느 정도만 참고했고, 주현영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 정서랑 섞어서 만들었던 것 같다. 촬영에 들어가고 나서는 배우 선배님들이랑 많이 소통했다"라고 덧붙였다.
'우영우'는 시청률부터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큰 사랑을 받았다. 주현영에게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냐고 묻자 "4회에서 제사상을 다 뒤엎는 신이 있었다. 정말 꺵판을 치는 장면이었는데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날 잠도 못 자고 직전까지 덜덜 떨다가 그 신을 들어갔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방송 후에 막 영상이 올라오는데, 그중에 '대선배님들도 계시고 연기하기 힘들었을 텐데 엄청 고생하셨겠다' 이런 댓글이 있었다. 그때 제 상황이랑 마음을 너무 알아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와닿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제사 신은 K-장녀 신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주현영은 "제사 신은 분명히 파격적인 장면이지 않나. 근데 이게 어떤 반응일지는 예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님들을 당황시키는 수준이 아니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어야 했다. 현실의 주현영은 절대 할 수 없는 행동들이다. 저는 만취해도 절대 그렇게 못 한다. 준비를 하면서 '나의 쇼다. 퍼포먼스다' 하면서 원맨쇼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현영은 "현장에 갔는데 선배님들이 막 웃으시면서 '너무 웃기다. 잘한다' 칭찬해 주시고 NG가 나도 '에이 진짜!' 이렇게 장난도 쳐주시면서 긴장을 풀어주셨다. 무엇보다 감독님이랑 스크립터 언니가 '너는 걱정을 하지 말아라. 어차피 잘할 거다'라고 응원을 해줘서 많은 힘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주현영에게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어려웠던 장면을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주현영은 "좋아하는 장면은 제 연기의 어떤 만족도와는 상관 없이 과거 회상 신이다. 학생 때 영우를 괴롭힌 친구들한테 화를 내지 않나. 저는 그 장면이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교실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영우를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한 게, 사실 그라미는 그런 행동을 하고 다니는 친구는 아니지 않나. 사실 그라미는 남한테 관심이 없다. 근데 그 순간에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 영우를 지켜준 게 저한테도 의미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해서 그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어려웠던 장면에 대해서는 "아까 말했듯이 제사상 신도 생각이 나고, 처음에 털보 주점에 등장하는 신도 어려웠다. '원 헌드레드 달러' 이러면서 나오지 않나. 그라미가 가장 처음 등장하는 신이어서 긴장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주현영은 "영화 '증인', '변호사' 패러디, 성대모사를 했어야 했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호흡을 쳐지지 않게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긴장도 많이 했고 잘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경직이 되어 있었다. 그 장면이 많이 아쉽고 어려웠던 것 같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동그라미와 주현영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주현영은 "45% 정도인 것 같다. 저는 생각이 많고 좀 걱정이 많고 체면을 많이 차리는 사람이라면 그라미는 걱정이 없고 생각도 복잡하게 안 하고 하고 싶은 건 해버리는 친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결국 그라미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제 안에도 있다. 저는 그걸 드러내지 못하고 그라미는 드러내는 사람인 것 같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와 그라미가 하고 싶은 얘기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그걸 드러내고 안 드러내고의 차이가 큰 것 같다. 그렇게 하면서 시원하기도 했다"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엑's 인터뷰④]에 계속)
사진=AIMC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