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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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잘 주워 버리니까 행운이 따르네요" [현장:톡]

기사입력 2022.08.22 07:0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오늘 행운이요? 평소에 쓰레기를 잘 주워 버리니까 찾아오네요."

두산 베어스 우완 영건 정철원은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⅔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의 역투를 펼치며 팀의 4-2 승리를 지켜냈다. 7회말 1사 1·2루의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홍창기, 박해민으로 이어지는 리그 정상급 테이블 세터를 연이어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낸 것을 시작으로 8, 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행운도 따라줬다. 8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가르시아의 타석 때 초구로 던진 포크볼이 제구가 되지 않아 원 바운드로 들어갔고 폭투로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었지만 포수 박세혁이 블로킹에 이은 재빠른 홈 송구로 3루 주자 김현수를 태그 아웃 시켰다.  

정철원은 이후 완전히 안정을 찾았다.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9회말 LG의 마지막 저항을 삼자범퇴로 잠재우고 세이브를 따냈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수(41)를 기록하면서도 끝까지 날카로운 구위가 유지됐다.

마무리를 맡고 있는 팀 선배 홍건희가 갑작스러운 담 증세를 호소해 9회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경기를 매듭지었다.

정철원은 경기 후 "9회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과연 100%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면서도 "더 집중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7, 8, 9회 모두 다른 느낌으로 던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8회말 폭투 상황에서 김현수를 홈에서 잡은 장면에 대해서는 "평소에 쓰레기도 잘 주워 버리고 착한 일을 많이 해서 행운이 따라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농담을 던진 뒤 "좋은 행동을 많이 해야 운이 올 것 같아 열심히 했는데 그게 오늘 나온 것 같다"고 말해 더그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마운드 밖에서는 유쾌함이 넘치는 23살 청년이지만 정철원은 올 시즌 두산 불펜의 핵심이다. 43경기 3승 2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78로 두산을 넘어 리그 최강 셋업맨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두산이 김강률, 박치국 등 주축 중간계투들의 부상 이탈에도 5강 다툼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정철원의 역할이 컸다. 자연스레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철원은 "솔직히 아직까지도 무조건 (신인상을) 받고 싶다거나 욕심을 내고 있지는 않다. 매 경기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최선을 다해서 두산과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라며 "열심히 하다 보면 신인상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속마음을 전했다.


1군 첫 풀타임 시즌 적지 않은 이닝을 던지고 있지만 체력적인 어려움은 전혀 없다. 안산공고 시절 한 해에만 85이닝을 던진 경험이 있고 불펜에서 몸을 풀 때 최소한의 투구수로 예열을 끝내는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철원은 "내 장점은 2~3개만 가볍게 던지고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가서 타자와 승부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많은 분들이 체력을 걱정하시는 데 결과로 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8월에도 직구 구속이 150 넘게 계속 나오고 있다. 염려는 감사하지만 좋은 투구만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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