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빨리 자기 페이스를 찾아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은 지난 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7번'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타순으로 경기에 나섰다. 타격감 난조 속에 지난 5일 6번타자로 나선데 이어 아예 하위타선에 배치됐다.
구자욱은 이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 0.276(225타수 62안타) 2홈런 26타점 OPS 0.708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해 타율 0.306 22홈런 88타점 27도루 OPS 0.880으로 커리어 하이와 함께 생애 첫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까지 품은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장타율은 3할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고 선구안까지 무너졌다.
후반기 시작 후에도 타율 0.263(57타수 15안타) 7타점에 그치면서 구자욱다운 타격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구자욱의 부진으로 삼성 타선 전체의 위력도 반감됐고 5강 다툼에서 완전히 밀려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하지만 7번타자 구자욱은 중심 타선 배제를 의미하기보다는 박진만 감독 대행의 배려였다. SSG 선발투수가 좌완 숀 모리만도였던 데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구자욱이 부담을 덜길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박 대행은 "구자욱은 우리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다. 빨리 자기 페이스를 찾아야 된다"며 "본인이 여러 가지 책임감을 느끼면서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다. 타석에서 자신감도 떨어져 보인다. 7번으로 타순을 내린 건 조금 더 부담을 덜고 편하게 치라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행은 구자욱의 슬럼프 장기화를 멘탈적인 부분에서 찾고 있다. 후반기 잔여 시즌 구자욱이 살아나야만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구자욱의 이날 성적은 3타수 1안타 1득점. 2회 첫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쳐내며 어느 정도 반등의 발판을 만들었다.
삼성이 5-7로 뒤진 8회초 1사 2·3루에서 SSG 벤치가 구자욱을 자동 고의사구로 거른 부분에서 알 수 있듯 구자욱이 상대팀에게 주는 위압감은 여전하다.
수비에서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지만 삼성이 구자욱에게 바라는 건 타격에서 해결사의 면모다. 삼성의 올 시즌 잔여경기 유종의 미는 구자욱의 방망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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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