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박원숙이 하나뿐인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 눈물 연기를 했던 일화를 떠올렸다.
19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이하 '같이삽시다')에서는 박해미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박해미는 "악역을 할 때 때리는 신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이시여'에서 윤정희를 때려야 했다. 그때 임성한 작가가 우리를 따로 불러서 즉석에서 대본을 주고 오디션을 했다. 연습인 줄 알았는데 카메라가 있었다. 시작부터 때리는 장면이라 유독 기억에 남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이후로 악역이 계속 들어와서 안 한다고 버텼다. 그러다가 만난 작품이 '거침없이 하이킥'이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나문희와 함께한 명장면 '호박고구마 신'도 언급했다. 박해미는 "당시 호박고구마가 있는 줄 몰랐다. 고구마는 밤, 물만 있는 줄 알았다. 그냥 대사에 호박고구마라고 돼 있어서 충실했을 뿐이다. 나문희 선생님이 잘 받아주셔서 살았던 장면이다"고 말했다.
가장 힘든 신으로는 눈물신을 꼽았다. 박해미는 "그동안 오열 장면이 꽤 있었는데 눈물이 제일 힘들었다. 대본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다가도 (촬영하면서) 자꾸 우니까 눈물이 마르고 오히려 냉정해지더라. 주변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으라고 하더라. 너무 고통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에 박원숙은 "나는 슬픈 생각을 한다느니, 엄마가 돌아가신 생각을 한다느니 다 이해가 안 된다. (배우라면) 신에 몰입해야지 왜 다른 생각을 가져오는지 모르겠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나는 진짜 슬플 때가 있었다. 아들 사고 난 다음 주에 촬영이 있었던 거다. 촬영 내용도 아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멍하니 있으니까 스태프가 '가만히 있어도 감정이 잡히겠죠?'라고 했는데 아무리 애써도 눈물이 안 났다. 내가 지금껏 했던 연기가 가짜구나 느꼈다. 비슷한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야 하는데 눈물이 안 났다. 그 이후로는 눈물을 안 흘려도 못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박원숙은 또한 "감정 이입이 중요할 때는 여러 장면을 찍으니까 타이트한 샷부터 찍어달라고 하면 된다"고 박해미에 조언해 줬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