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10연패도 10연패지만 내용이 충격이었다. 그야말로 충격의 연속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3-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2004년 기록한 구단 최다 10연패와 타이 기록이다. 삼성은 2004년 5월 5일 시민 LG전부터 5월 18일(시민 KIA전)까지 당한 10연패 이후 18년 만에 두 번째 참사를 마주해야 했다.
모처럼 투타의 조화가 좋았던 경기였다. 피렐라가 2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고, 동점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1점을 뽑아내며 다시 달아났다. 선발 원태인이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불펜진도 숱한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리드를 지켰다. 투수 교체 등 작전도 대체로 잘 들어맞았던 경기였다.
하지만 9회 충격의 장면이 만들어졌다. 3-2로 리드하던 삼성은 당연히 마무리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고, 오승환이 마지막 한 이닝을 막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두 경기 2⅓이닝 동안 4실점을 내주며 1패-1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그였기에 불안하기도 했지만, 잘 막아줄 거란 기대감도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선두타자 배정대와의 승부에서 3-1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오승환은 회심의 145km/h 포심이 통타당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알포드와의 승부에선 1-2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고 몸쪽 낮은 쪽으로 포심을 꽂았지만 이 역시 좌월 홈런으로 이어졌다.
오승환의 최근 KBO리그 백투백 홈런 기록은 그의 데뷔 시즌인 200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5년 5월 3일 마산 롯데전에서 7회 라이온과 이대호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은 것이 마지막이자 최근 기록이었다. 이후 570경기를 치르며 356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단 한 번의 백투백 피홈런이 없었던 그는 17년 만에 백투백 피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충격의 백투백 홈런. 3시간 넘게 리드를 지켜오며 9연패 탈출을 꿈꿔오던 삼성의 희망은 10분도 안돼서 무너졌다. 그것도 '끝판왕' 오승환이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당한 역전패는 더 충격이었다. 연패 기간 동안 충격의 역전패들을 숱하게 당해온 삼성이지만, 이날 패배의 의미는 더 달랐다. 10연패 그 이상의 충격패를 당한 삼성이었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