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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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는 잡았지만

기사입력 2005.02.10 12:16 / 기사수정 2005.02.10 12:16

안희조 기자
 

월드컵6회 연속 진출을 노리는 축구국가대표팀이 쿠웨이트와의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2:0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내용보다는 결과가 중요했던 경기이니 만큼 스코어만큼은 분명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남아있는 여정을 생각했을 때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나타난 몇몇 문제점들을 그냥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비-허리 조직력 아직은 불안

이 날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나타났던 대표 팀의 가장 큰 패인은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의 조직력이 부실하다는 것이었다. 허리진에서의 압박이 미흡하다보니 결정적인 스루패스를 내주기 일쑤였고 수비에서 미드필드로 이어지는 패스는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그러한 이유로 빠른 역습과 다양한 공격전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쿠웨이트 전에서는 해외파를 주축으로 한 미드필더진이 강한 압박을 펼치며 상대의 공격을 원천봉쇄하는데 는 성공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쿠웨이트선수들의 컨디션이 난조였던 만큼 결정적인 위기상황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수비에서 미드필더 진으로 나가는 패스는 여전히 미흡했다. 미드필드진의 김남일 도 위협적인 패스로 찬스의 물꼬를 튼 반면 여러 차례의 패스미스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사실 쿠웨이트가 좀 더 의욕적으로 공격에 나섰다면 수비진에서의 어이없는 패스미스로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었다.  후반 초반 이어진 쿠웨이트의 비교적 약한 공격압박에도 불안한 패스를 남발하며 전반전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점은 이를 입증한다.

 이러한 수비의 문제점은 2002월드컵 쓰리백인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의 공백이 생긴 이 후 계속적으로 일어났던 것이다. 그러나 LA전지훈련, 이집트와의 평가전을 통해서도 이 문제는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전지훈련과 평가전을 통해 유경렬과 같은 새로운 수비인재를  찾아냈다는 것이 다행이다. 앞으로 이어질 예선에서 조직력 있는 수비진의 구축과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가는 패스의 안정적인 루트를 개발하지 못한다면 대표팀은 한 번의 실수로 경기를 그르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세트플레이의 부재

 이 날 경기에서 대표팀이 사용한 주 공격패턴은 좌우 측면을 이용한 돌파였다. 그리고 이 전략은 사이드플레이어들의 개인전술과 부분전술이 효율적으로 어우러지며 좋은 상황을 자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측면 돌파에 성공한 뒤 11번이나 얻어낸 코너킥에서 대표팀은 위협적인 장면을 한 번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밋밋한 킥은 어김없이 상대 수비의 머리를 맞고 나왔고 오히려 역습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었다. 프리킥 역시 마찬가지였다. 직접 프리킥찬스는 차치하더라도 프리킥을 통한 세트피스 전술은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이집트와의 경기에서도 대표팀은 9개나 되는 코너킥을 얻어냈지만 단 한 번도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세트피스에서의 다양한 전술은 손쉽게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특히나 상대가 일방적인 수비전략으로 경기에 임하거나 전력의 차이로 공격전개가 힘들 때 세트피스 찬스는 그 위력을 더한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5경기, 득점 가능한 세트피스전술 개발도 빼 놓을 수 없는 과제이다.



@조율사의 역할은?

 본프레레 감독은 이번 쿠웨이트전을 대비해 수비조직력 강화와 경기완급조절을 위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유상철을 소집했었다. 최진철, 김태영 과 같은 고참 선수가 팀을 떠나면서 그라운드에서 페이스를 조절 해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유상철은 제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었고 수비조직력 강화에도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결국 유상철은 쿠웨이트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 되었다.

 쿠웨이트전에서 대표팀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팀 페이스 조절에 있어서는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후반전 쿠웨이트의 공세가 시작되었을 때 수비쪽에 안정감을 가지도록 신경썼어야 했지만 전반전과 같은 공세를 취하려다 잦은 패스미스만을 남발했다. 그리고 후반 중반 이후부터는 공수간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지며 전체적인 팀 전술이 사라져 버렸다. 다만 개인능력과 부분전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추가 득점에 성공 했지만 전체적인 팀 중심을 잡고 그것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조율사가 필요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마감하며 독일 행 월드컵 티켓에 대한 희망을 키워간 한국축구대표팀. 그러나 이제 6경기 중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아직 대표팀이 보완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고 다른 상대들은 우리의 약점을 노리고 들어올 것이 뻔하다. 첫 승에 만족하지 말고 꾸준한 팀 정비를 통해 6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길 바란다.



 



안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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