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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리빌딩의 팀, 애리조나

기사입력 2007.10.16 00:40 / 기사수정 2007.10.16 00:4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3차전까지 치러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연일 매스컴과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콜로라도 로키스의 거침없는 연승행진이다. 현재 콜로라도가 보여주는 믿을 수 없는 연승 행진은 2007' 포스트시즌의 최대 화두거리이며 그 원인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콜로라도의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많은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시카고 컵스를 물리칠 때만해도 애리조나가 챔피언 시리즈에서 이처럼 콜로라도에게 어이없이 수세에 몰리리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승승장구하며 상대편을 모두 제압하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라온 콜로라도와 애리조나의 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콜로라도는 자신들의 페이스와 장점을 십분 살리며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애리조나는 그동안 지적되어온 단점들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수세에 몰려있다.

2001년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으로 이어진 역대 최고의 원·투펀치 에이스를 앞세워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난 이후, 2007년 팀 창단 두 번째 월드시리즈 진출을 꿈꾸었던 애리조나. 그러나 이제 단 한 경기에서 패하면 그 도전이 수포로 돌아갈 위치에 서있다.

물론 젊은 선수들로 리빌딩 중인 애리조나가 현재의 멤버를 가지고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시즌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애리조나가 단지 한 시즌 반짝거리고 물러나는 팀이 아닌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를 대표하는 강호로 우뚝 서려면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았음을 보여준 것이 이번 챔피언십 시리즈가 주는 교훈이기도하다.

응집력이 없고 개성이 없는 타선의 짜임새, 공격력의 부재는 보완이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애리조나가 서부지구에서 1위를 차지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에 대해 '미스터리'라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팀 평균 타율이 리그 최하위권이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득점권 타율도 높지 않았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홈런의 빈도는 있었지만 팀 타선에서 장타자는 많이 존재하지 않았다.

1번부터 9번의 타순 중 가장 홈런 수가 많은 선수는 3,4,5번의 클린업 트리오가 아닌 선두타자 크리스 영이었다. 그가 외야담장을 넘긴 횟수는 서른 두 번이었다.

애리조나의 승리 공식은 확실히 정해지진 않았다. 그러나 찬찬히 분석해보면 상당수의 경기 내용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젊은 싱커볼러 에이스' 브랜든 웹을 필두로 한 선발진이 중반까지 어느 정도 잘 막아주고 나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들이 많은 경기의 뒷문을 단단히 막아주었다.

투수진이 '짠물 투구'를 하는 사이 타선은 홈런을 동원한 장타력이나 기동력 등을 가미한 플레이를 펼쳐 득점을 뽑아냈다. 그리고 불펜진은 연일 호투로 스코어를 지켜주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가장 안전하게 이끌고 갈 수 있는 지키는 야구. 얼핏 보면 참으로 재미없는 스타일이지만 나름대로 실리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승리하는 공식의 교과서적인 이론 중 하나인 스몰볼을 추구하려면 이러한 애리조나의 방식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무엇보다 투수진은 그럭저럭 갖추고 있지만 타선이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팀 내에서 가장 장타력을 지닌 크리스 영이 1번으로 포진한 것은 애리조나 타선의 기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클린업을 이끌기엔 타격 기술과 장타력 등이 2% 가량 부족한 에릭 번스의 위치(사실, 그는 리드오프가 되어야 한다.)와 붙박이 3, 4번 타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최고의 리드오프 슬러거 알폰소 소리아노(시카고 컵스)의 사례도 있듯이 무엇보다 전체 타선의 고른 균형을 잡아주는 1번 타자에겐 빠른 기동력만큼이나 상대편 투수를 괴롭힐 수 있는 선구안이 필수적이다. 현대야구에서 1, 2번 타자의 중요성은 얼마나 많이 출루하느냐는 것에도 있지만 상대편 투수들을 충분히 견제시킨 뒤, 클린업 트리오에 찬스를 이어주는 능력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빠른 발과 일발의 장타력은 갖췄지만 아직까지 선구안이 좋지 않고 삼진 횟수가 많은 크리스 영은 리드오프로서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2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스테판 드류 역시 많은 문제점을 노출 하였다. 여기에 무게감이 없는 클린업 트리오와 개성이 없는 하위 타선 등은 애리조나의 공격력이 가진 총체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공격라인으로는 결코 단기전에서 승부를 가를 응집력과 결정타를 쳐낼 수가 없다. 무엇보다 약점으로 노출된 타선의 짜임새를 새롭게 완성해나가야 할 것이다.

브랜던 웹에 의한, 웹을 위한 선발진

애리조나가 가진 강팀들이 갖춘 조건들을 보면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믿음직한 에이스의 존재, 둘째는 뛰어난 불펜 진, 마지막으로 비교적 안정된 수비력 등이 그것이다. 이중 첫 번째 사항인 '에이스의 존재'에서는 조건이 확실하다. 브랜든 웹은 작년 사이영상 수상자였으며 아직까지도 20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장래가 촉망되는 투수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애리조나가 이길 수 있는 시뮬레이션엔 항상 동일한 항목이 따라다니고 있다. 웹이 출전하는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애리조나가 시리즈를 유리하게 이끌고 갈 수 있다는 것. 물론 어느 팀이나 에이스의 존재는 중요하고 그들은 꼭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뚜렷한 에이스가 단 한 명인 것과 또 다른 한 명이 존재하는 차이는 너무나 크다.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에서 콜로라도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어줄 거라 믿었던 웹은 부진한 투구를 펼치며 패전투수가 되었다. 단 1차전을 패한 것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웹이 나온 경기는 분명히 이기고 간다는 전략으로 나온 애리조나에겐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애초에 짜임새 없는 타선을 가진 애리조나는 웹이 최소한의 실점을 해주어야만 이길 수 있는 상황에 있었다.

물론, 2차전에 나온 좌완 덕 데이비스와 3차전의 리반 에르난데스는 나름 선전해 주었다. 그러나 데이비스와 에르난데스가 2실점과 4실점하는 사이, 애리조나 타선은 고작 1득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애초에 타선에서 기대하지 못했다면 선발투수진에서 더욱 힘을 실어줄 또 다른 에이스가 필요했다.

타선의 허약함마저 살리는 것은 위력적인 투구로 상대를 압도하는 에이스가 최선의 대안이다. 비록 2, 3선발들이 선전해 줬으나 애리조나는 단지 2~3점의 득점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4차전에서는 마이카 오윙스가 등판하게 되어 선발카드의 질은 더욱 떨어진다. 오윙스의 호투를 전제 하에 애리조나는 미세한 득점 차를 극복해야 일방적인 패배를 당하지 않고 시리즈를 이어나가 다시 홈으로 갈수 있을 것이다.

자금난으로 풍파를 겪었던 애리조나는 아직도 리빌딩 중인 팀이며 팜업에서 자라나는 선수들의 기량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현재의 모습을 보면 상당부분은 갖춰졌으나 한결 나은 팀으로 도약하기엔 여러 부분이 아쉽게 다가온다.

적은 연봉, '빅유닛' 랜디 존슨의 허리 부상 이탈로 인해 스타플레이어 부재라는 악재를 겪은 애리조나가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한 것은 분명 성공적이다. 그러나 애리조나의 라인업은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욱 중요하다. 보다 균형 있는 타선을 갖춰야겠고 웹을 뒷받침해줄 차기 선발투수의 양성은 꼭 필요하다. 또한, 결정적인 상황에서 보인 어이없는 실책과 생각하는 플레이도 경험을 밑천삼아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애리조나가 드러낸 것은 한 명의 에이스와 탄탄한 불펜, 그리고 어지간한 수비력만으로는 결코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공,수,주 균형에서 미스터리라 불리는 팀은 그 자체로 불려질 뿐 결코 강팀이 되지 못한다는 진리까지도 포함된다.

<사진=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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