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공수에서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려 했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외려 역효과를 낳았다.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까지 겹치며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4차전에서 2-3으로 졌다. 지난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5-4 역전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에이스 찰리 반즈가 선발등판하면서 연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타선이 SSG 선발투수 오원석에 강했던 데다 선발투수 매치업도 우위를 점하면서 쉽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1회초 1사 후 안치홍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이대호가 오원석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2루 도루를 시도했던 안치홍까지 잡히면서 이닝이 허무하게 종료됐다. 올 시즌 내내 10%대 도루 저지율을 기록 중인 SSG 포수 이재원을 의식해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인 듯 보였지만 이재원의 정확한 2루 송구와 안치홍의 스타트가 늦었던 탓에 2루까지 절반도 채 가지 못했다.
2회초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조세진이 1사 후 안타로 출루했지만 지시완의 타석 때 오원석의 견제에 걸렸다. 조세진은 2루까지 힘겹게 내달렸지만 결국 태그 아웃됐고 누상에 주자가 사라졌다. 조세진의 주루사 후 지시완의 안타가 나왔지만 롯데는 결국 2회초도 무득점으로 마쳤다.
베이스러닝도 매끄럽지 못했다. 1-2로 뒤진 7회초 2사 2루에서 김민수가 펜스를 직격하는 동점 적시타를 때린 뒤 무리하게 2루를 노리다가 아웃됐다. 타구 속도가 빨랐고 앞서 SSG 좌익수 하재훈이 강한 어깨를 과시하며 수차례 정확한 2루 송구를 보여줬던 점을 감안하면 욕심을 부린 셈이다. 결과론이지만 롯데의 공격 흐름은 끊겼고 동점을 만들고도 아쉬움 속에 이닝이 끝났다.
2-2로 맞선 8회초 1사 후 황성빈의 견제사도 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황성빈은 SSG 베테랑 좌완 고효준에게 안타로 출루했지만 바뀐 투수 서진용이 안치홍을 상대할 때 견제사를 당했다.
이 역시 결과론이지만 안치홍이 첫 타석 안타, 두 번째 타석 볼넷을 얻어내고 최근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도루로 2루를 노리기보다는 안치홍의 한방을 기대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었다. 리드 폭을 크게 가져가다 노련한 서진용의 견제에 그대로 걸렸다.
9회초 선두타자 이대호의 안타 출루 후 대주자로 투입된 장두성의 견제사는 논란의 여지가 컸다. TV 중계화면에서는 장두성의 손이 1루 베이스를 먼저 터치한 것으로 보였지만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두 차례 비디오판독을 모두 소진해 판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고 나경민 1루 주루코치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9회말 끝내기 패배 상황은 자멸이었다.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투수 구승민이 대타 한유섬의 타석 때 폭투를 기록해 1사 2루에 몰렸다. 롯데 벤치는 한유섬을 자동 고의사구로 걸렀지만 구승민은 대타로 나온 오준혁마저 볼넷으로 1루에 내보냈다.
롯데는 급히 투수를 좌완 김유영으로 교체했지만 승부는 허무하게 끝났다. 김유영이 최지훈에게 초구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끝내기 밀어내기로 SSG에 승리를 헌납했다.
에이스가 선발등판한 경기를 모두 이길 수는 없다. 그러나 상대가 잘해서 지는 것과 자멸하는 플레이로 무너지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심판 판정이 겹치기는 했지만 롯데는 분명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자신들의 실수로 날렸다. 주축 타자들의 부상 이탈로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이 필요했지만 롯데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졌다.
사진=SSG 랜더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