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03 00:01 / 기사수정 2007.10.03 00:01
[엑스포츠뉴스=윤문용 기자] '드라마는 계속 된다.' 12년만의 플레이오프
2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한 장을 놓고 혈투를 벌인 쿠어스 필드. 13회 말 제이미 캐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3루 주자 맷 할러데이는 홈을 팠고 스코어보드는 9 대 8로 바뀌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짜릿한 승리와 12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인시켜 주는 장면이었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95년 지구 우승 이후 12년 만에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었다.
정규 시즌 162경기를 모두 마치고도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 공동 선두에 오른 두 팀의 경기. 물러설 수 없던 한판 승부답게 물고 물리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내셔널리그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자랑한 샌디에이고의 에이스 제이크 피비는 마지막 경기에서 본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6.1이닝 10안타 6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피비를 무너뜨리고 6:5로 앞서나가며 승리를 예감한 콜로라도. 그러나 팀의 중심타자인 할러데이가 8회 초 브라이언 자일스의 타구 때 수비 실수를 저지르며 6:6 동점을 내주었다.
결국, 연장전에 돌입한 두 팀. 연장전에서의 승자는 샌디에이고가 되는 듯했다. 팀 평균자책점 메이저리그 전체 1위 팀(3.68)답게 불펜의 두께도 높고 두터웠다. 게다가 13회 초 6:6 상황에서 스캇 헤어스턴의 역전 투런이 작렬, 분위기는 샌디에이고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샌디에이고가 8:6으로 앞선 상황에서 13회 말 등판한 투수는 ‘지옥의 종소리’ 트레버 호프만. 팀의 마무리를 마지막에야 꺼내들 수 있게 분투한 샌디에이고 불펜진이 '수훈 불펜진'으로 꼽히는 듯했다.
그러나 믿었던 피비에 이어 호프만까지 무너질 줄이야. 콜로라도는 마쓰이 가즈오-트로이 툴로위츠키의 연속 2루타, 할러데이의 3루타 - 캐롤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3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통산 역대 최다 세이브(524세이브)의 금자탑을 무너뜨리며 기적적으로 와일드카드를 획득하는 순간.
샌디에이고는 피비와 호프만, 철석같이 믿었던 투수진의 양축이 무너지면서 탈락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콜로라도 승리의 일등 공신은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유격수 툴로위츠키다.
툴로위츠키는 7타수 4안타 3득점 1타점을 기록, 요긴한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투수진에서는 37세의 노장 맷 허지스가 기대를 뛰어넘는 호투(3이닝 무실점)를 펼치며 승리의 디딤돌이 되었다.
헬튼, 1500경기만의 가을잔치
해발 1600m에 달하는 높은 고지에 위치한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 필드, 이 험준한 산동네의 터줏대감은 1루수 토드 헬튼(33)이다. 그는 통산 OPS 1.014로 배리 본즈와 알버트 푸홀스에 이어 현역 3위이다.
그러나 그는 대단한 성적을 기록하고도 '산에 있다는 이유'로 저평가 되었다. 게다가 헬튼은 1500경기가 넘도록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러보지 못한 세 명(제프 시릴로, 데미안 이즐리) 중에 한 명이었다. 불운했던 헬튼. 그가 드디어 1578경기를 출장한 끝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올 시즌 MVP를 노리는 할러데이와 신인왕 등극을 노리는 툴로위츠키, 100타점을 넘긴 개럿 앳킨스와 브래드 호프 등 어리고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디비전 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일전을 벌인다. 공교롭게도 필라델피아 또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기적과 같이 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드라마를 연출한 팀이다.
헬튼을 중심으로 한 산 사나이들의 신나는 기적행진. 이 기적행진이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계속 될 지에 메이저리그 팬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사진=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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