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윤서 기자)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잠잠했던 KT 위즈 박병호(36)가 두 번째 친정 나들이에서 매운맛을 선사했다.
박병호는 지난 29일 올 시즌 처음으로 정든 고척돔을 방문하여 친정팀 키움과 맞붙었다. 경기 전 박병호는 그라운드에서 홍원기 키움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키움 구단은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박병호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전광판에 박병호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을 보여줬다. 이에 박병호도 헬멧을 벗고 허리를 굽히며 고척돔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홈, 원정 가릴 것 없이 팬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화답했다.
본격적인 승부에 돌입한 박병호는 키움 마운드를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볼넷 하나를 골라냈고 득점도 올렸지만, 2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날 박병호는 4번 1루수로 선발 출격하여 친정팀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첫 타석부터 장타 본색을 드러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선발 정찬헌의 122km/h 커브를 공략해 좌중간 2루타를 터트렸다. 4회 3루수 땅볼에 그친 박병호는 7회 또다시 선두타자로 등장해 이승호의 145km/h 직구를 노려 좌전 안타를 생산했다. 멀티히트로 예열을 끝낸 박병호는 9회는 정점을 찍었다. 바뀐 투수 하영민의 144km/h 직구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이는 박병호의 시즌 5호 홈런.
이날 박병호는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 특유의 생산력을 발휘하며 펄펄 날았다. 전날 무안타의 아쉬움을 말끔히 해소한 퍼포먼스였다. 하지만 4번타자의 분투는 너무나도 외로웠다. 박병호가 가동한 홈런포는 이날 팀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전반적으로 빈공에 시달린 KT는 1-4로 패하며 연승 숫자가 '3'에서 중단됐다. 게다가 위닝시리즈 확보도 실패했다.
박병호는 1일 키움과 시즌 세 번째 만남을 가진다. 뜨거워진 방망이의 기세를 시리즈 3차전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동지가 아닌 적으로 마주한 박병호와 키움의 양보 없는 대결이 흥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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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