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지 "뮤지컬 '아몬드'=따뜻함…온도 잊히지 않을 것"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배우 조환지가 뮤지컬 ‘아몬드’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진솔한 소감을 전했다.

조환지는 지난 2일부터 한달 동안 열린 뮤지컬 ‘아몬드’ 공연에서 활약하며 팬들을 만났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창작뮤지컬 ‘아몬드’는 소설 속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와 독보적인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 대중들에게 또 한 번 큰 감동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화제성과 흥행 업적을 기록했다.

극 중 조환지는 입양과 파양을 거치고 소년원을 전전하며 세상을 향해 담을 쌓아온 반항적인 고등학생 ‘곤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조환지는 외연은 강하지만 내면은 여린 ‘곤이’ 캐릭터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거친 음색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화려한 가창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감정이 없는 것으로 묘사된 상대 역 ‘윤재’ 캐릭터와 대비되는 곤이의 행태를 디테일하게 묘사하며, 배우들과 완벽한 호흡으로 극에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조환지는 소속사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아몬드’라는 작품을 만나게 되어 너무 감사했다”라며, “따뜻한 공연을 한달 밖에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마지막 공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진솔한 소감을 밝혔다.

앞서 뮤지컬 ‘더데빌’, ‘메리셸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등을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 소화력을 뽐내왔던 조환지는 뮤지컬 ‘아몬드’를 통해 이전 작품과는 대비되는 고등학생 캐릭터를 맡아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곤이’를 통해 또 한 번 증명해낸 높은 캐릭터 이해도와 탁월한 표현력으로,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보석 같은 매력을 뽐낼지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음은 조환지의 일문일답.

1. 막공을 앞둔 소감은?

리딩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막공이라니 정말 시간이 빠른 것 같다. 그만큼 '아몬드'라는 작품을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았나 싶다. 연습할 때부터 공연을 올리는 이 순간까지 단 한 순간도 행복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제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잠시 뒤로하고 남은 공연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겠다.

2. 조환지에게 뮤지컬 ‘아몬드’란?

‘따뜻함’. 날도 따뜻했고 사람들도 따뜻했고 극 자체도 따뜻했다. 따뜻함이 모이니 가슴속이 뜨거워지더라. 시간이 흐르면 이 뜨거움이 조금은 식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몬드가 제게 남긴 온도는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나중에 얼핏 아몬드를 떠올렸을 때 공연의 순간을 추억하며 다시 뜨거워지지 않을까.

3. 곤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느낀 점은?

매 회차 곤이 입장에서 너무 답답해서 울분이 터졌다. 이 아이의 말을 누가 조금이라도 들어주고 이해해주며 공감해줬으면 곤이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하며 홀로 슬픔을 삼키곤 했다. 그렇게 곤이를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저라는 사람 자체가 말하는 사람에서 들어주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면 들어주고 싶고 말 한마디마다 경청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곤이 옆에 심 박사와 윤재의 엄마, 할머니 같은 좋은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모든 곤이가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4. ‘아몬드’를 준비하면서 하면서 가장 많이 한 고민은?

극 중 곤이가 반항적인 인물이다 보니, 처음에는 단순히 건달, 양아치가 출연하는 다큐멘터리와 영화들을 많이 참고했었다. 그러다 곤이의 마음을 점점 이해하게 되면서 그런 영상들을 점차 내려놓고 대본에 나와 있는 곤이라는 아이 그 자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곤이를 나쁜 아이로만 연기하기 싫었다. 무대에서 욕을 많이 하지만 그 욕으로 관객분들을 더 슬프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곤이는 태생적으로 나빠서 욕을 하는 그저 되바라진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남을 먼저 물어뜯는 연약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5. ‘아몬드’를 하면서 행복했던 점은?

곤이 역을 만나게 돼서 너무 감사했다. 이전 작품들이 제 실력을 돌아보게 했다면 이번 작품은 제 삶을 돌아보게 했다. 무대 위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기술적인 역량을 뽐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환지'라는 사람의 생각과 인성 자체가 성장해야 더 좋은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다. 사람을 깊게 이해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6. 관객 여러분께 한마디

언제나 객석을 채워주심에 감사하다. 2시간 동안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 속에서 더 건강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7. 앞으로 근황

소속사와 함께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하며 이전에 몰랐던 제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게 됐다. 팬분들도 보시면 분명 좋아하실 것이라고 장담한다. 기대하셔도 좋다.

사진= 핑크스푼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