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15경기 만에 첫 타점, ‘안타 머신’ 손아섭에겐 생소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그 기쁨 속에서도 손아섭은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더 많이 표현했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손아섭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리며 팀의 11-8 승리를 이끌었다.
손아섭은 3회 1사 2루 상황서 좌전 안타를 쳐내며 첫 타점을 뽑아냈다. 공교롭게도 이 타점이 손아섭의 NC 이적 후 첫 타점이자, 15경기 64타석 만에 나온 타점이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던 손아섭은 조금씩 안타를 생산해내며 타율을 끌어 올리고는 있었으나 타점은 없었다. 손아섭이 개막 이후 이토록 오래동안 타점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2010년 11경기 만에 기록한 타점 이후 12년 만이었다.
손아섭 역시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늦은 타점 신고가 생소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날 타점이 자신의 첫 타점인지 뒤늦게 알아서였다고. 손아섭은 “오늘 첫 타점을 기록했다는 걸 경기 도중에 알아서 몰랐다”라면서 “사실 타순도 최근 계속 1번에 있었고 찬스 자체고 많이 없어서 타점에 대한 의식도 안했다. 타점보단 타격 밸런스가 빨리 안 잡혀서 걱정을 더 많이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손아섭은 3회 적시타에 이어 6회에 추가 적시타를 때려내며 멀티 타점에도 성공했다. 특히 이 타점은 5-5 동점 상황에서 나온 중요한 적시타로, 팀의 연패를 끊는 결승타이기도 했다. 15경기 만의 첫 타점과 역전타, 당연히 이날 MVP는 손아섭이었다. 공교롭게도 새 홈 구장 창원NC파크에서 하는 인터뷰도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가 어색한 것보다 창원에서 NC 유니폼을 입고 하는 인터뷰가 더 어색했다고 이야기했다.
조금씩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는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아직 찾아가는 과정이다. 타구 질을 보면 내 스윙을 제대로 하는지 알 수 있는데 타구 질이 사실 좋진 않다”라면서도 “시즌 초반엔 안타가 안 나와서 쫓겼는데, 잠실에서 첫 안타가 나온 뒤부터는 편안하게 임하다보니 밸런스가 안 좋은데도 안타가 꾸준히 나온다. 역시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는 걸 느낀다”라고 전했다.
늦었지만 기분 좋은 첫 타점. 하지만 손아섭은 후배들을 향해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손아섭은 “고참 선수로서 내가 제 역할을 했다면 젊은 후배들이 더 편안하게 부담 없이 경기를 뛸 수 있었을텐데 내가 못하다보니 그 부담을 후배들에게도 준 것 같아 미안하다”라면서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빨리 본 모습을 찾아 잘하다보면 후배들이 가진 능력을 편안하게 더 잘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후배들을 언급했다.
한편, 손아섭의 활약으로 연패는 끊었지만 아직 NC는 4승 11패 승률 0.267로 갈 길이 멀다. 이에 손아섭은 “충분히 반등의 기회는 있다”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손아섭은 “엄청난 전력들이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때까지 최대한 처지지 않고 상위권 팀과 격차가 많이 안 벌어지게 잘 버틴다면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라며 희망을 노래했다.
사진=창원 윤승재 기자, NC 다이노스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