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현대의 아이돌이 르네상스 시대로 타임리프한 듯 1593년 당대의 아이돌이자 국민 작가 셰익스피어를 어울리게 소화했다.
그룹 워너원 출신이자 솔로 가수, 나아가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윤지성은 뮤지컬 ‘썸씽로튼’에서 끼와 매력을 발산했다.
“나와 다른 성격, 성향의 캐릭터를 연기해 재밌었어요. 대사를 연습하고 공부하면서 위로도 많이 됐어요. 셰익스피어의 뻔뻔한 대사들이 자존감이 낮은 저에게 많이 위로가 됐거든요. ‘내가 바로 윌’, ‘에이번의 백조’ 이런 말들이 위로가 됐고 상대방의 대사인 ‘사랑해요 윌’, ‘오 셰익스피어’ 같은 말들은 저에게 많은 응원이 됐어요. 뮤지컬이든 드라마든 연기하다 보면 캐릭터의 성격이 저에게 남는 거 같아요. 셰익스피어가 가진 뻔뻔함이 제 정서에 자국이나 흔적으로 남아서 윤지성이란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어요.”
실제 성격은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셰익스피어와 많이 다르단다. 자존감이 낮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꺼낸다.
왜 자존감이 낮냐는 물음에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스스로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저는 한 번도 회사에서도 연습생 때도 메인인 적이 없어요. 난 여기서 그냥 구색 맞추기 용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고 데뷔도 엎어지다보니 안 되는 사람이구나 했어요. 데뷔하고 싶어 ‘프로듀스101’을 스스로 나갔는데 평가받고 경쟁하는 자리고 내 의도와 다른 상황이 방송에 나오고 내 의도와 다르게 비치기도 했어요. 그렇게 워너원으로 데뷔했는데 그룹에 비해 스스로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지금의 이런 모습이 된 게 아닐까 해요.
지금도 자존감이 높은 편은 아닌데 ‘맞아. 나는 그 사람들만큼 못해. 그 사람들만큼 하지 못하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자’라며 인정하려고 해요. 자존감은 높이려고 높일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항상 남들과 비교당하고 사는 직업인 것 같은데 그러면 한없이 불행해지고 작아지거든요. '메인은 될 수 없지만 내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자, 사이드에 서 있지만 빛나는 사람이 되자'라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그러다 보니 좋은 기회가 와서 그룹도 하게 되고 뮤지컬도 하게 됐어요.”
윤지성은 창작 뮤지컬 ‘그날들’의 강무영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군 복무 시절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에서도 열연했고 전역 후 ‘썸씽로튼’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꽤 오래전부터였단다.
“원래 뮤지컬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예술고를 다녔는데 제가 1학년 때 강하늘 형이 3학년이었거든요. 강하늘 형과 신혜선 누나가 뮤지컬 정기공연 ‘천상시계’에서 커플 역을 하셨어요.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1학년이 들어오면 틀어주는 뮤지컬이었는데 너무 멋있는 거예요. 감사하게도 저도 장영실 역을 맡게 돼 너무 재밌었고 연기와 노래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멋있어서 그때부터 뮤지컬을 좋아하게 됐어요.”
뮤지컬 롤모델을 물으니 배우 조승우를 꼽았다. 주위에 많은 뮤지컬 배우가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맨오브라만차’를 봤는데 조승우 선배님이 너무 멋있었어요. (서)경수 형도 너무 좋아해요. 뮤지컬을 많이 보거든요. ‘위키드’도 재밌게 보고 ‘레드북’도 봤고요. 인성(SF9), 세정이 둘 다 친한데 너무 잘 봤어요. ‘엑스칼리버’도 보고 ‘태양의 노래’도 보고요. (이)지혜 누나와도 친한데 시기가 안 맞아서 ‘레베카’를 못 봐 곧 ‘지킬앤하이드’를 보러 가요. 주변에 뮤지컬 배우들이 많아요.”
뮤지컬뿐만 아니라 드라마에도 도전했다. 지난해 SBS 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에서 루나의 드러머 김유찬 역으로 활약했다. 윤지성 하면 떠오르는 ‘유쾌하고 리액션 좋은 아이돌’을 넘어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그의 목표다.
“오디션을 많이 보고 싶어요. 드라마, 영화, 뮤지컬도 그렇고 연극도 하고 싶거든요. ‘프로듀스 101’의 윤지성의 모습을 깨나가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평생 겪어나가야 할 일이어서 아예 지울 순 없고 지울 것도 아니지만 ‘이 사람이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이런 모습도 있구나, 이 모습이 전부가 아니구나’를 보여드리는 게 목표에요. 앞으로 배우, 가수 생활을 해나가면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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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