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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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홍광호·고은성·김성철"…'데스노트' 베일을 벗다

기사입력 2022.04.08 12:16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뮤지컬 '데스노트'가 제작사인 오디컴퍼니(주)의 신춘수 프로듀서를 필두로 새로운 프로덕션의 베일을 벗으며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관객들의 뜨거운 기대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인만큼 개막과 동시에 반응은 더욱 폭발적으로 이어지며 작품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일본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데스노트'는 이름을 쓰게 되면 죽게 되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그에 맞서는 명탐정 ‘엘(L)’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으며, 인간의 잘못된 욕망과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울림을 남기는 작품이다. 

이번 뉴 프로덕션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무대이다. 공연 시작 전부터 객석 전체가 시침과 분침 영상으로 뒤덮이며 째각거리는 소리는 짜릿함을 넘어 관객들을 긴장감 속에 몰아넣는다. 나아가 날카로운 선을 골조로 디자인된 그래픽 영상은 음악과 장면의 변화에 맞춰 변주되며, 무대의 경사진 바닥-벽면-천장까지 3면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는 3mm LED 1,38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고화질 레이저 프로젝터가 전면에 1대, 양 측면에 2대가 설치되어 영상을 투사해 빛과 조명의 명암(明暗), 공간을 구성하는 대도구와 상, 하수 총 6톤의 조명타워 오토메이션 전환을 통하여 무대를 입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공간 제약의 한계를 넘어 가상공간과 현실 세계를 아우르는 영상미로 극강의 묘미를 선사한다. 이렇듯 '데스노트' 무대는 영상이 주가 되어 공연이 진행되는 만큼 일반 대극장 공연의 약 4배에 이르는 400회 이상의 엄청난 큐사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술 집약의 결정체를 보여주는 세트로 대극장 공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또한 치열한 두뇌게임이 벌어지는 곳과 인물들의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각 공간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세심하게 심혈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관객들은 마치 실제 그 장소에 있는 듯한 착시효과로 감탄을 자아냈다.

여기에 캐릭터에 빈틈없이 녹아든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우선 우연히 거리에서 줍게 된 ‘데스노트’를 통해 법을 대신해 정의를 행하며 스스로가 새로운 세상의 ‘신’이 되고자 하는 천재 고교생 ‘야가미 라이토’ 역의 홍광호와 고은성은 호기심 많고 정의감 넘치는 평범한 대학생에서 과도한 승부욕과 권력욕에 사로잡혀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 변해가는 캐릭터의 복잡다단한 변화를 드라마틱 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을 극 속으로 한순간에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정의’를 실현하려는 비장한 눈빛에서부터 점차 광기에 사로잡혀 비웃음으로 가득한 표정까지 미세한 표정 변화와 캐릭터의 감정을 넘버로 승화시킨 폭발적인 가창력이 더해지며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이에 맞서 천재적인 감각과 상상을 뛰어넘는 예리한 추리력으로 어떠한 사건이든 해결하는 세계 최고의 명탐정 ‘엘(L)’ 로 치열한 두뇌게임을 펼치는 김준수와 김성철은 헝클어진 머리부터 구부정한 맨발의 걸음걸이, 선악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와 상대방을 꿰뚫을 듯한 날카로운 눈빛까지 완벽한 비주얼과 독백 같은 가사부터 솟구치는 고음의 가창력까지 노련한 강약 조절의 넘버 소화력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표현해 내며 독특한 아우라를 풍기는 캐릭터 자체와 하나 되어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로 공연의 몰입도를 높였다.

미사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으며 그녀의 사랑을 지켜주는 ‘렘’ 역의 김선영과 장은아는 공연 내내 스산한 분위기로 무게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며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사랑으로 ‘생명의 소중함, 사랑’에 대한 메시지로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고 뭉클하게 만들며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이어서 따분하고 권태로워 인간 세상에 ‘데스노트’를 떨어뜨린 ‘류크’ 역의 강홍석과 서경수는 그로테스크한 분장으로 눈길을 사로잡으며, ‘라이토’에게 귀여운 애교와 유머러스한 모습을 능청스럽게 보여주며 라이토의 행동을 부추기며 방관하다 한순간 인간의 섭리를 꿰뚫고 있는 사신(死神)으로서 섬뜩하고 비정한 모습으로 돌변해 관객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또한, 인기 아이돌 가수이자 ‘라이토’를 사랑하는 ‘아마네 미사’ 역의 케이와 장민제는 미사의 순수하고 밝은 에너지와 사랑에 있어서 강단 있는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가슴 깊이 전달하며, ‘야가미 사유’역의 류인아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순수한 감동을 선사한다. 끝으로 ‘야가미 소이치로’ 역의 서범석은 극에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녹아든 명품 열연으로 관객들이 서사를 함께 따라갈 수 있도록 설득력을 더한다.

또한 다른 작품보다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프랭크 와일드혼의 팝스럽고 록적인 넘버는 17인조 오케스트라로 세련되게 편곡되어 드라마 속의 서정성과 비장성을 넘나들며 ‘라이토’와 ‘엘’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한다. 특히 이름이 적히면 40초 안에 죽는 ‘데스노트’의 힘을 깨닫게 되는 ‘데스노트’부터 ‘키라’의 존재를 알고 ‘엘’이 경고를 보내는 ‘게임의 시작’을 비롯해 시종일관 대립하는 ‘라이토’와 ‘엘’이 테니스 경기를 하며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놈의 마음속으로’는 두 사람의 날 선 감정이 극으로 치달으며 내재된 감정이 폭발하여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앙상블의 절제된 동작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음악은 예측불허한 전개에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 짜릿한 스릴을 선사한다. 

한편,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신선함을 불어넣으며 숨쉴 틈조차 없게 만드는 배우들의 환상적 케미로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과 추리의 묘미에 빠져들게 만드는 뮤지컬 '데스노트'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중이다. 

사진 = 오디컴퍼니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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