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저는 아무 말 안하려고 합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입을 굳게 닫았다.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전날(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시범경기, 이날 중계석에는 해설위원으로 돌아온 염경엽 전 SSG 감독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히어로즈 시절 자신의 전 제자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박병호가 좋을 때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3할에 30홈런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고평가를 내리며 그를 칭찬했다.
이를 들은 이강철 감독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21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철 감독은 염 위원의 평가를 듣고는 “아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몰랐습니다”라고 이야기 한 뒤, 이내 “안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안 할 겁니다”라며 웃었다. 염 위원의 해설에 대한 반응이 아닌, 박병호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한 이야기였다.
박병호의 영입 당시부터 이강철 감독은 그에게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저 “편하게 하라”는 말만 할 뿐, 선수에게 부담을 주는 것을 경계했다. 캠프 당시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에게 “욕심 내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당부했다”라고 이야기했고, 이를 들은 박병호 역시 이강철 감독의 진심을 파악하고 감독을 향한 믿음이 더 강해졌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감독의 믿음 덕분일까. 박병호는 편하게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시범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3경기 9타석 8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지난 18일 자신의 시범경기 두 번째 경기(KIA전)에선 2안타 포함 첫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고, 20일 SSG전에서도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리며 불방망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강철 감독 역시 흐뭇할 따름. 이 감독은 “(박)병호가 많이 밝아졌다. 초반 시작을 잘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 (우타자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데 역시 힘이 좋더라”라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있으니 지금 페이스대로 편하게만 이어간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부담은 주고 싶지 않다”라며 박병호를 격려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