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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3년 만의 홈 경기, 이란 '미사일'에 물거품 [WC최종예선]

기사입력 2022.03.17 10:00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3년 만에 자국에서 홈 경기 개최를 눈앞에 뒀던 이라크가 이란 때문에 기회를 놓쳤다.

오는 25일(한국시간) 예정된 이라크와 UAE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경기가 이라크의 홈 경기장이 아닌 중립지에서 진행된다. UAE와 이라크 축구협회는 SNS를 통해 이 사실을 16일 알렸다. 

앞서 이라크는 지난 8일 UAE와의 경기를 수도 바그다드에 있는 알 마디나 국제 경기장에서 개최하는 것을 FIFA(국제축구연맹)와 AFC(아시아축구연맹)로부터 승인받았다.

이라크의 홈 경기 자국 개최는 지난 2019년 10월에 열린 홍콩과의 월드컵 및 2023 AFC 아시안컵 예선을 겸한 2차 예선 경기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이 홈 경기는 지난 2011년 이후 첫 홈 경기였다. 

이라크는 3년 만의 홈 경기를 준비하면서 18일 잠비아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를 준비해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 FIFA 기술위원들은 지난 11일 바그다드의 알 마디나 경기장을 찾아 현장 상태를 점검했다. 당시 레바논 국적의 기술위원은 "잔디 상태가 훌륭하고 시설이 아주 좋다. 이라크의 준비에 감명을 받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라크 대표팀은 역시 바그다드에 있는 알 자와라 경기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15일엔 알 마디나 경기장에 이라크 경기장 최초로 VAR 시스템까지 갖춰 최종예선 개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FIFA가 이라크의 홈 경기 개최를 다시 불허했다. FIFA는 이라크의 홈 개최를 철회하고 중립지에서 경기를 개최하라고 명령했다. 이라크 축구협회는 곧바로 불만을 드러냈다. 

아흐메드 알 무사위 이라크 축구협회 임원은 기자회견에서 "FIFA와 AFC가 25일 예정된 UAE전 경기를 중립지에서 치르라고 결정했다. 경기가 열릴 곳은 곧 결정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정부 당국과 협의해 최종예선 경기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거기에 FIFA가 요구하는 VAR 시스템도 갖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날 아침 FIFA로부터 최종예선 경기가 중립지에서 열릴 것이라는 문서를 받아 상당히 놀랐다. 이는 나중에 결정된 사안이며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경기장 이전의 이유로 FIFA는 이라크 북부 도시 아르빌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폭격당한 것과 관련 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 정부에 따르면 새벽 1시 경 12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이라크 동쪽 국경 너머에서 아르빌로 발사돼 미국 영사관의 새 건물과 주변 주택가들이 폭격을 당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아르빌에 위치한 이스라엘군 부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고 지난 7일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를 폭격해 이란군 장교 2명이 피살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FIFA는 갑자기 불안해진 이라크 정세에 위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아드난 다르잘 이라크 축구협회장은 FIFA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알 자와라 경기장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켜본 뒤 "이 결정에 정당성이 없다. 바그다드는 현재 치안이 안정된 도시다. 최근에도 여러 차례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했다. 경기장 역시 FIFA 기준에 맞춰서 준비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라크 축구 팬들도 FIFA의 결정에 반발했다. 16일 저녁 알 자와라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이라크 대표팀 훈련장에 많은 관중이 FIFA에 항의하는 걸개를 걸었다. 선수들도 이러한 결정에 놀랐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이라크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바그다드에서 훈련을 진행 중인 알리우샤 아사노비치 감독도 이라크 축구협회를 통해 "난 바그다드에 있어서 행복하고 이라크가 초청해줘서 감사하다. 바그다드의 분위기는 완벽하다. 미디어에서 떠도는 루머와는 다르다. 난 FIFA의 결정에 놀랐다"고 밝혔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이라크 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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