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어떤 어둠도 어떤 계절도 영원할 순 없으니까. 벚꽃이 피나봐요. 이 겨울도 끝이 나요." - 방탄소년단 '봄날' 중
길고 긴 팬데믹 속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코로나19 이후 국내 최대 규모 콘서트 포문을 열었다. 단계적 일상회복과 맞물린 이번 대면 콘서트가 대중음악공연 업계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에 이어 12~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를 개최한다. 서울에서 2년 6개월 만에 펼치는 대면 콘서트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공연은 실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수용가능 인원이 완화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인원인 회당 1만5000명씩, 총 4만5000명이 찾는다. 문체부는 현재 좌석 수를 기준으로 수용 가능 인원의 50% 이내, 실내 시설의 경우 4000명 이내에서 공연을 승인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올림픽 주경기장 좌석수 6만5599석의 23% 수준인 1만5000명을 신청해 국내 최대 규모 콘서트가 성사된 것이다.
전 세계를 신음하게 한 팬데믹 장기화 상황에서 시대적 아이콘으로 떠오른 방탄소년단의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2013년 데뷔 이후 매해 콘서트를 개최하며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덤명)를 만나온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월드투어를 취소하는 암초를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비대면 시대에도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등 노래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을 음악으로 연대하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위로한 방탄소년단은 비로소 국내에서 팬들과 목소리를 합쳤다. 비록 함성은 없지만 아미밤(방탄소년단 공식 응원봉)이 수놓인 공연장은 대중음악공연 업계 회복을 기대케 하기 충분하다.
대중음악공연 업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실내 공간에서 이뤄지는 공연 및 콘서트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큰 피해를 면치 못했기 때문. 위드 코로나의 시작과 함께 공연 자체는 가능해졌지만 실질적 수익성과 직결되는 대규모 콘서트 개최가 전무했기에 완전한 회복이라고는 단정하지 못했다.
더딘 회복세이긴 하나 업계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기점으로 공연 시장의 활기를 전망하는 분위기다. K-팝의 폭발적 성장을 증명한 그룹인 만큼 파급력도 무시할 수 없는 법. 방탄소년단이 대규모 콘서트 개최의 분기점이 된 만큼 향후 공연 활성화의 방향성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이번 대면 콘서트는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공연에 대한 선봉장으로,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대중음악공연 업계가 다른 분야에 비해 다소 엄격한 규제를 받았기에 방탄소년단 콘서트 이후 지침 완화 여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공연은 기획 단계에서 수지타산을 따져 규모를 정할 수밖에 없는데 업계의 피크인 봄, 여름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안전하게 개최돼 대중음악공연 업계도 보다 더 활기를 되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도 어렵게 재개된 대면 공연이 지속될 수 있도록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며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위너, 레드벨벳, 스트레이 키즈, 트레저, '내일은 국민가수' 톱10 전국 투어 등 콘서트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안갯속에서 정체하던 공연 업계가 방탄소년단이 부르는 '봄날'처럼 긍정적인 전환을 맞을 수 있을지 눈여겨 볼 일이다.
사진=빅히트 뮤직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