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태종 이방원’의 주상욱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방원의 수난사(史)를 그려내며 안방극장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8, 9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9회와 10회에서는 아버지 이성계(김영철 분)의 눈 밖에 나 조선 건국의 논공행상(공(功)이 있고 없음이나 크고 작음을 따져 거기에 알맞은 상을 줌)에서 제외돼 버림받은 왕자 신세가 된 이방원(주상욱)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방원은 무신들이 주축인 이씨 가문의 유일한 문신으로, 이성계의 남다른 신뢰를 받아왔다. 덕분에 다른 형제들의 시기와 질투 대상이 되기도. 그럼에도 이방원은 가문을 위해 위험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방원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가문이 역적으로 몰렸을 때도 목숨을 걸고 어머니와 남은 가족들을 데리고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다. 주상욱은 땅바닥을 구르고 산속을 뛰어다니는 등 온몸을 내던진 열연으로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이방원의 활약으로 이성계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진 것은 당연한 일. 이 일을 계기로 이방원은 가문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주상욱은 부모님을 극진히 모시고 가족을 살뜰하게 챙기며, 아내에게는 다정한 남편인 이방원의 면면을 세세하게 그려내며 그동안 대중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이방원의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각인시켜줬다.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이방원의 인간적인 부분을 확실하게 그려낸 것이다.
가문을 위해 애썼던 이방원의 활약은 계속됐다. 우왕(임지규)의 습격에서도, 그가 보낸 자객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다. 그때마다 이방원은 빠른 판단력과 과감한 결단력을 발휘해 가문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여타 무신들을 웃도는 그의 통솔력이 더욱 빛난 순간이었다.
이런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가문을 위협하는 정몽주(최종환)를 제거한 일 때문에 이성계의 눈 밖에 나고 만 것이다. 사냥을 나갔던 이성계가 낙마해 크게 다친 사이, 정몽주는 공양왕(박형준)을 등에 업고 이씨 가문과 그를 따르는 신하들을 압박했고, 더는 이 상황을 지켜볼 수 없었던 이방원은 모두를 대신해 정몽주를 제거했다.
하지만 이방원의 이러한 결정은 이성계의 큰 분노를 불러왔고, 조선 건국이라는 대업 달성의 일등공신임에도 논공행상에서 제외된 것은 물론이며 배다른 동생 이방석(김진성)에게 세자 자리마저 뺏기고 버림받은 왕자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욱 서러운 것은 이방원을 향한 이성계의 분노는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방원과 민씨(박진희) 사이에서 태어났던 아들의 죽음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주상욱은 자식을 잃은 슬픔 때문에 절규하는 이방원의 심정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보는 이들의 가슴까지 저리게 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린 이방원에게서 그 끝을 짐작하기 힘든 설움과 분노가 느껴지며, 다음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지고 있다.
이처럼 제1막의 후반부에서는 이방원의 고뇌와 다양한 감정들을 시청자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눈빛만으로도 많은 감정을 담아내는 주상욱의 열연이 더해지며 시청자들이 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한 주상욱의 노련한 캐릭터 분석력이 빛을 발하며 이방원을 지지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이방원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또한 같은 이유에서다.
이방원의 활약을 보여줄 주상욱의 연기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되는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 KBS 1TV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