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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과 이동국, '아, 옛날이여!'

기사입력 2007.08.18 00:34 / 기사수정 2007.08.18 00:34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옛날의 화려한 모습, 어디로?'

1990년대 말 K리그의 르네상스기를 주도했던 안정환(31, 수원)과 고종수(29, 대전) 그리고 이동국(28, 미들즈브러). '황금 트로이카'로 불린 이들은 수려한 외모와 출중한 기량으로 많은 인기를 받았던 한국 축구의 기대주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은 현주소는 어떠한가. 한결같이 부상과 슬럼프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어가고 있어 팬들의 안타까움을 모두 사고 있다. 

2차례의 방출 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고종수는 그래도 올해 김호 감독과의 만남으로 기나긴 슬럼프 탈출에 청신호를 켰다. 문제는 안정환과 이동국이다. 이 둘은 최근 들어 전성기 시절에 힘껏 발휘했던 화려한 기량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소속팀에서의 입지까지 점점 좁아지고 있어 기회도 맘껏 얻기 힘들다.

안정환은 지난 1월 수원 입단 당시 "팀이 이기는데 골을 넣어 우승을 이끌겠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정규리그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하우젠컵에서 5골을 넣었어도 정작 비중이 큰 정규리그 득점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해 독일 월드컵 이후 6개월 동안 팀을 찾지 못했던 컨디션 저하에서 비롯된 슬럼프가 여전히 악재로 이어지고 있다.

안정환은 최근에는 신예 하태균에게 붙박이 주전 자리를 내줘 사실상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지난 15일 성남전에는 출전 엔트리조차 포함되지 못한 쓴맛을 보며 체면을 구겼을 정도.  그래도 차범근 감독은 12일 부산전이 끝난 뒤 "최근 안정환은 심리적인 문제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지만 더 기다리고 싶다"라며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자칫 슬럼프가 계속 이어지면 더 큰 시련에 빠질 가능성이 엿보여 조속한 분발이 요구된다.

한국의 네 번째 프리미어리거 이동국은 올해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전 대회까지 10골 넣어 '아시안컵의 사나이'로 군림했던 이동국이었지만, 지난 7월 아시안컵에서는 무득점에 그쳐 기대에 한참 못 미친 모습이었다. 현재 대표팀 주전 자리는 후배 조재진에게 내준 상황이다.

소속팀 미들즈브러에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대표팀보다 바늘구멍처럼 더 좁아지고 있다. 미들즈브러는 올 시즌 제레미 알리에디에르, 툰카이 산리, 호삼 아메드 미도와 같은 실력파 공격수를 대거 영입, 지난 시즌보다 더 험난한 공격수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됐다.

다행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동국을 후보라도, 꾸준히 출전시켜 그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동국은 지난 11일 블랙번전과 16일 위건전에서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이 되고 난 뒤, 번번한 슈팅 하나 날리지 못하는 등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골 침묵을 지킨다면 팀 내 입지는 점점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물론 안정환과 이동국의 앞날을 섣불리 장담할 수는 없다. 고난을 거울삼아 더욱 절치부심하면 전성기 시절 모습을 되찾을 수도 있다. 이들의 재기 성공은 한국 축구의 새로운 부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기에 더욱 부활이 기대된다. 안정환과 이동국이 다시 그라운드를 힘차게 휘저어 다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대표팀 공격수로 나선 이동국과 안정환 (C) 엑스포츠뉴스 DB]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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