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2.28 13:20 / 기사수정 2011.02.28 13:20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고교야구에서 주전 멤버로 활약하는 이들은 대부분 3학년이다. 졸업을 앞두고 프로 혹은 대학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절치부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프로스카우트 혹은 대학감독 앞에서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보여야 한다.
그러나 특출난 재주나 야구 센스를 지닌 선수라면 학년에 관계없이 실전에 투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선동, 조성민, 추신수, 이대호 등 한국 프로야구를 수놓았던 선수들도 고교 시절에는 저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으며,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남태혁 역시 1학년 때부터 제물포고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올해에도 3학년 '형님'들을 제치고 실전에 투입될 선수들이 있다. 1학년 때부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어 팀을 이끌었던 이들은 올 시즌 소속 학교의 성적을 좌우할 '키 플레이어'로 손꼽힌다. 2학년 유격수 듀오, 부산고 정현(17)과 충훈고 손호영(17)이 그들이다.
'정신력'과 '노력'으로 무장한 사나이, 부산고 정현
1학년이었던 지난해부터 부산고 김민호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주전 유격수로 출전했던 정현은 공-수-주 실력을 겸비한 선수로 평가된다. 프리 배팅에서는 거의 모든 타구를 외야 깊숙한 곳으로 보낼 만큼 장타력도 빼어나다. 그러나 부산고 차정환 코치는 정현의 '기본자세'에 대해 큰 점수를 준다.
차 코치는 정현에 대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 해도 성공할 선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설령 메이저리그에서 야구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무엇 하나라도 건져 올 '정신력'을 갖췄다고도 이야기한다. 그만큼, 자신이 한 번 노력한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결과'를 내는 선수로 평가된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도 '고교야구의 알렉스 로드리게즈'다. 좋은 체격 조건에서 나오는 타력과 주루 플레이, 그리고 어느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올 시즌 부산고의 주전 3번 타자로 중용이 예상된다.
충훈고의 '보석', 유격수 손호영
충훈고는 지난해 전국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만큼 선수층이 얇았고, 찬스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해결사가 없었다. 투수력도 고만고만했다. 설상가상으로 충훈고 주전 라인업을 형성하고 있는 선수들, 혹은 마운드를 지켰던 투수들이 고스란히 타 학교로 전학을 갔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에도 '약체'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어려운 팀 사정 속에서도 유격수 손호영(17)의 활약이 눈에 띈다. 1학년이었던 지난해부터 팀의 톱타자로 모습을 드러낸 손호영은 평촌중학교 시절부터 투-타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유망주였다.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북일고 이정훈 감독이 손호영을 스카우트하려고 했으나, 평촌중 김덕근 감독은 “같은 지역(안양)의 충훈고 사정이 어려우니, (손)호영이를 충훈고로 보내야 한다.”는 말로 거절했다는 후문도 있다.
손호영의 장점은 넓은 수비 범위와 정교한 타력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장타력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나, 찬스에 강해 타점을 많이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3번으로 타순을 옮겼다. 특히, 지난 26일 열린 북일고와의 연습 경기에서는 처리하기 어려운 '깊숙한 타구'를 잡아내는 등 '묘기'에 가까운 수비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투수로서의 재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그는 평촌중학교 시절에는 투수로 등판하는 일이 많았으며, 지금도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의 지명을 받은 제주고 천상웅과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로 평가된다.
공교롭게도 부산고 정현과 충훈고 손호영은 '유격수'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현재 3학년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는 신일고 하주석(18)과 함께 '고교야구 유격수 유망주 3인방'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고교야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사진=부산고 정현 (C) 대한야구협회 제공, 충훈고 손호영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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