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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고 포수 이성오 "장학금 받고 미란다 선배 공 받는 꿈 생겼다"

기사입력 2021.12.29 19:04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최동원기념사업회가 세 번째 '미란다 장학금' 대상 선수를 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최동원기념사업회가 선정한 '미란다 장학금' 세 번째 주인공은 강릉고 포수 이성오다. '제8회 BNK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인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상금 2천만 원 가운데 1천만 원을 기부하면서 '미란다 장학금'이 생겼는데, 이성오는 초중고, 대학, 독립야구 대상자 가운데 고교 선수로 선정됐다.

이성오는 최동원기념사업회를 통해 "내가 '제2의 최동원이 되는 게 꿈'이라고 하면 다들 '무슨 포수가 제2의 최동원이냐. 차라리 제2의 이만수가 되는 꿈을 꾸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되고 싶은 건 '대투수' 최동원이 아니다. 나는 나보다 팀, 화려한 슈퍼스타의 인생을 살기보다는 안타까운 2군 동료들의 환경에 더 주목했던 '대선수' 최동원을 닮고 싶을 뿐이다. 지금도 변하지 않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내 꿈이다"라며 의젓하게 이야기했다.

강진수 최동원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위대한 투수의 옆엔 항상 위대한 포수가 있었다. 제2의 최동원을 많이 배출하려면 그만큼 훌륭한 포수 유망주를 많이 탄생시켜야 한다"며 "고교 유망주 포수 여럿을 추천받은 가운데 성실함과 뜨거운 야구 열정이 돋보인 강릉고 2학년 포수 이성오를 '미란다 장학금' 고교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동원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울산 대현초교에서 야구를 시작한 이성오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외삼촌 박찬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성오의 어머니 박채희 씨는 최동원기념사업회를 통해 "아들이 외삼촌의 멋진 플레이를 보면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것 같다"며 "외야수인 외삼촌이 '팔을 많이 쓰지 않는 포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해 아들이 초교 때부터 줄곧 포수로 뛰었다"고 말했다.

포항중에서 경주고로 진학한 이성오는 2학년이 될 무렵 강릉고로 전학갔다고 한다. 타 시·도로 전학 간 학생선수는 1년간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규정을 알고 시작한 모험이다. 박 씨는 "별다른 연고가 없는 강릉으로 아이를 보낸다는 건 부모 입장에선 모험 그 이상이었다"


최동원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모 구단 스카우트는 "이성오는 189cm, 95kg의 탄탄한 체구가 돋보이는 학생선수"라며 "초교 때부터 포수로 뛴 까닭인지 기본기나 테크닉도 좋지만, 투수를 안정시키는 리드 능력이 무엇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최동원기념사업회를 통해 " 또래 학생선수 중에서 성오처럼 인성이 좋은 학생선수도 드물 거다. 부모님의 '성실 유전자'를 그대로 유전받았다. 원체 성실한 학생선수라, 내년에 얼마나 더 성장할지 벌써부터 궁금할 정도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성오는 "'미란다 장학금'을 받고서 대선수 최동원의 뒤를 따르고 싶다는 꿈에 이어 두 번째 꿈이 생겼다"며 "프로선수가 돼 제게 큰 가르침과 감동을 주신 미란다 선배의 공을 받는 게 두 번째 꿈"이라고 말했다.

사진=최동원기념사업회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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