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둥지를 옮기는 손아섭에 롯데팬들을 향한 진심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24일 "FA 손아섭을 영입했다. 계약기간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이며, 계약금 26억원, 연봉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으로 총액 64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2007년 롯데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14년 동안 롯데에서만 뛰었던 손아섭은 이제 '경남 라이벌'로 롯데를 상대하게 됐다.
계약 소식이 발표된 24일 저녁, 손아섭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편지를 작성했다. 손아섭은 "34년간 살아오며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되어 글을 쓰게 되었다. 15년의 프로 생활 동안 오늘이 가장 마음이 무거운 날"이라며 "내가 사랑하는 롯데를 떠나겠다는 결정을 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팬 여러분들"이라고 전했다.
"24년 전 양정동 뒷골목에서 처음 야구공을 손에 쥐던 순간부터 제 꿈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는 것이었습니다. 그랬기에 드래프트 되던 날 떨리는 맘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고 떨리는 손으로 그토록 꿈꾸던 롯데의 유니폼을 받았습니다"
"제가 처음 사직구장 타석에 섰던 2007년 봄을 잊지 못합니다. 손광민이었던 20살의 어린 저에게 응원을 보내주시던 팬 여러분들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아직 생생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부족하기만 했던, 가진건 패기밖에 없던 제가 첫 안타를 치고, 첫 득점을 하고, 첫 홈런을 치고. 저 손아섭의 그 모든 순간순간엔 소중한 팬 여러분들이 계셨습니다"
손아섭은 힘겨웠던 시간들 역시 롯데팬들 덕분에 버텼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불러주셨던 응원가에 힘을 얻어 나에게 던져졌던 수만 개의 공들 중 어느 하나도 허투루 보낼 수 없었다. 너무나도 힘들고, 야구를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에도 팬 여러분들 덕분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몇 번이고 고개 숙여 감사함을 표해도 모자랄 것입니다. 팬 여러분들의 질타는 제 맘을 다시 잡을수 있게 도와주셨고 팬 여러분들의 응원은 저를 한 발짝 더 뛰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손편지 한 통으로 팬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주신 것에 보답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지만 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달하고 싶습니다"라고 이적 후 편지를 작성하게 된 마음을 전했다.
"부산에서 나고 자라 평생 부산을 떠나본 적 없는 저였기에 다른 유니폼을 입은 제 모습을 쉽게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 글을 올리는 지금도 실감은 잘 나지 않습니다. 팬 여러분들게 말씀드렸던 ‘롯데를 우승시키겠다는 약속’, 지키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죄송합니다"
우승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한 손아섭은 끝으로 "그 어디에서도 그 언제까지라도 보내주셨던 성원과 응원 한마디 한마디 모두 평생 가슴속에 품고 잊지 않으며 새로운 저의 팀 NC 다이노스에서 인사드리겠다. 사랑하는 팬 여러분.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라고 편지를 끝마쳤다.
사진=NC 다이노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