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이 스크린 복귀작을 통해 인사를 전하며 그간 자신을 둘러쌌던 여러 일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김동완은 24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긴 하루'(감독 조성규)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긴 하루'는 꿈 같은 하루를 우연히 떠돌게 되며 만나고 헤어지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려낸 옴니버스 영화로 '큰 감나무가 있는 집', '기차가 지나가는 횟집', '바다가 보이는 작업실', '긴 하루' 네 개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영화, 드라마, 뮤지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김동완은 첫 번째 이야기 '큰 감나무가 있는 집'의 주인공인 소설가 현수 역을 연기하며 낯선 집에서 처음 만나 어쩌다 하루를 함께 보내게 된 미스터리한 이웃 남보라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조성규 감독님과 여러 작품 활동을 같이 해 왔었다. 약간의 판타지가 가미된 것 같은, 제가 등장하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 조성규 감독님의 시나리오 느낌이 소소하고 일상적인 대사들이 많아서 눈에 띄었고, 사실 더 솔직히 말하면 같이 하자고 해서 하게 됐다. 작업 자체가 재미있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함께 호흡한 남보라와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전하며 "남보라 씨와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상대 배우에 대한 태도가 정말 좋으시더라. 연기에 있어서 진중하고 세밀하게 분석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연기 파트너로서도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연기 자체가 매력 있다"며, 연기라는 단어를 꺼낸 후에는 한 톤 더 밝아진 목소리로 "내가 그 사람이 되고, 상대도 저 사람이 되고 그렇게 우리 둘이 전혀 다른 사람인데 전혀 다른 이야기를 카메라 앞에서 하는 것이 매력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동안 제 취미가 익스트림 스포츠였다. 익스트림 스포츠는 사실 언제든 죽을 수도 있어서, 간혹 보험이 있기도 하다. 생각해 보니, 제가 하는 일만큼 익스트림한 것이 없다 싶더라. 배우나 가수, 연예인 모두 살얼음을 걷는 것이지 않나. 그 중 가장 짜릿한 것이 연기와 노래하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 삶 전체를 이야기하게 된 느낌인데, 제 삶이 익스트림 스포츠 같다"고 멋쩍게 말을 이었다.
1998년 데뷔한 그룹 신화의 멤버로, 2002년 드라마 '천국의 아이들'을 통해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힌 김동완은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다재다능함을 자랑해왔다.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는 연예계 대표 취미 부자로도 유명하다.
김동완은 "단편 데뷔를 꿈 꾸게 됐다. 촬영 현장 가는 자체가 즐겁더라. 이번 '긴 하루' 현장을 보면서도 몰래 공부했다"고 미소 지으며 "장황한 것은 아니고, 3분에서 5분 내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연예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여러 방법이 있지 않나. SNS가 되기도 하고 음악과 영상이 되기도 하는데, 저는 글 쓰기부터 배우려고 하고 있다. 내년이 될 지 내후년이 될 지는 모르지만 공개할 수 있도록 꿈꾸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평과 서울 등을 오가며 활동 중인 김동완은 당분간 가평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서울은 잠들지가 않는다. 빛이든 소음이든 계속 그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여기 제가 살고 있는 가평은 배달도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쉽게 배달도 안 시키고, 쉽게 누굴 만나러 갈 생각도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들도 그렇고,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그렇고 거의 24시간 두뇌가 풀가동하면서 안 주무시지 않나. 마음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물리치료가 됐든, 보약이 됐든, 은퇴가 됐든 그렇게 해야 되는데 그 마음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니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그 마음이 상처를 입고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게 된다. 그럴 때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서 산 속에 나를 넣어서 회복시키는 것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실제 과거 1년 정도 지방 생활을 할 당시, '나는 더 이상 연예인을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까지 한 적이 있었다고 고백한 김동완은 "그 때가 39세 때였다. 제가 엄청 늙지는 않았지만 연예인의 수명이 다한 것 같고, 에너지가 바닥이 돼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방 생활을 하면서 빠르게 치유가 됐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이렇게 지금도 멀리서 또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 생활을 하면, 다시 그런 상태가 될 것 같아서 겁이 나서 못 가고 있다. 활동을 하기 위해서 멀리 온 것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자신을 둘러쌌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심경을 전했다. 앞서 김동완은 자신의 SNS에 가수 이수가 이전에 출연했던 '나는 가수다' 무대 영상을 게재한 뒤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객석에서 듣는 이수 목소리"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많은 팬들로부터 성범죄를 저지른 가수를 응원하거나 옹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은 뒤 "와 정말 다행이다. 네가 나한테 실망해서"라는 발언을 해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확산된 후 김동완은 자필 사과문으로 "과음으로 판단력이 흐려져 많은 분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선착순으로 99명의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직접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에 김동완은 "팬미팅은 아니고, 사과간담회를 기획했었다. 일련의 사건들이 어떻게 보면, 사실 저희들은 늘 안티 팬들에게 시달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다"고 운은 떼며 "예를 들면 저희는 스토커 신고를 할 수도 없다. 신고 자체도 되지 않지만 말이다. 그런 지속적인 시달림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온라인에서도 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뭔가 소리를 친다고 생각했는데, 그 주변에 팬들이 다 서있었던 것이다. 그 오해를 풀고 싶어서, 직접 만나서 고개 숙이고 사과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은퇴를 하더라도, 사과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팬들은 제게 평생 사랑을 주고 저를 키워주신 사람이지 않나. 저를 떠나갈 땐 떠나가게 되더라도, 제 사과를 좀 받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얘기했다.
'억울하지는 않냐'는 물음에는 고민 어린 표정으로 "억울한 일은 늘 있다. 그렇지만 그 억울한 것만 생각하다 보면 다음 스텝을 못 나가지 않나. 아쉽다고 하신 말씀들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가만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을 수도 있었겠다 싶지만, 그러기에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요즘엔 술 많이 안 드시는 것이냐'고 이어진 질문에는 "아니다. 요즘도 술 정말 많이 먹는다"라고 답했다. 김동완은 "사람들과 같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저 혼자 마신다. 올해가 진짜,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제정신으로 버티기 힘든 한해였지 않았나. '괜찮아지겠지'란 생각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술로 스트레스를 많이 풀어서, 올 해 버텨준 몸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형편없이 지냈다"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본 캐릭터는 '가수 신화 멤버'라고 전한 김동완은 "신화 콘서트를 하고 싶은 바람도 있는데, 지금 상황 자체가 콘서트를 열면 안 되는 상황이지 않나. 하고 싶은 바람은 있다"며 "2022년에는 건강관리를 잘 해서, 예인다운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잘 될까 싶긴 하다. 일단은 코로나19로 찐 5kg의 살을 어떻게 뺄 지 다짐하고 있다. 먼저 술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긴 하루'는 30일 개봉한다.
사진 = 하준사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