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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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서준 "대배우 고현정, 내 농담 잘 받아줘"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1.12.03 11:5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너를 닮은 사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홍서준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너를 닮은 사람'은 아내와 엄마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 정희주(고현정 분)와 그와의 짧은 만남으로 제 인생의 조연이 되어버린 또 다른 여자 구해원(신현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홍서준은 부유한 의사인 아내 안민서(장혜진)를 이용해 병원 재단을 넘보는 야심가이자 명석한 변호사인 이형기를 연기했다. 초반에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였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그의 야심이 드러나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작품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묻자 그는 “(유보라) 작가님이 제 연기를 보셨다고 한다. ‘검사내전’에서 보시고 ‘저 배우는 누구지?’ 하고 눈여겨보셨던 것 같다. 극중 어떤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약간 심리 묘사를 표현하는 걸 마음에 들어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또 제 동료인 서진원 배우랑 친하게 지내셨더라. 연극 ‘흑백다방’에 제가 나온다고 하니까 (임현욱) 감독님하고 같이 오셨다. 형기 역할에는 이 사람이 맞는 거 같다고 하셨고, 연극이 끝나고서는 같이 자리하고 이야기를 나눠서 캐스팅이 됐다”고 설명했다.

원작을 보지 않았다는 홍서준은 캐릭터에 접근한 방식에 대해서 “형기라는 인물이 직접적인 폭력 장면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연기를 할 땐 인물이 살아온 환경이나 어린 시절 같은 걸 찾아야 하지 않나. 그래서 저도 그런 것들을 설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부인을 때리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안와서 (연기하기) 힘들었다. 사실 폭력이라는 건 어렸을 때나 누군가와 싸워서 화가 났을 때 나올 수 있는 거고, 성인이 되어서 폭력을 구사하지는 않지 않나”며 “그런데 형기는 남자 대 남자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여자를 학대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가해하는 장면은 없지만, 감정선을 몰아쳐줘야 한다. 그런데 그게 너무 되바라지게 나오면 극을 해치는 느낌이고, 가만히 있자니 그건 아닌 거 같고. 연기를 준비했던 당시에는 상황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장모가 형기를 대하는 태도에 모멸감을 느끼려고 노력했다. 그래야만 가해하는 폭력의 정당성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정폭력이 다 그런 거 같다. 내가 가장 편하고 말을 들어줄 거 같은 사람에게 감정을 다 쏟아내는데, 그 선을 넘어버리면 폭력으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다. 어떻게 보면 형기는 유아적이다. 내가 만만한 사람에게 다 퍼부어버리고, 그렇게 해서 위안삼아 버리니 말이다. 덜 성장한 어른”이라고 덧붙였다.

초반부와 후반부의 캐릭터 묘사를 다르게 하려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일부러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극 자체에 이미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고, 형기는 자기의 욕망을 위해 달려가는 중이었다. 형기의 변화는 극의 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그 욕망이 갑작스럽게 커지고 자라난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서서히 쌓여왔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형기로서는 병원장을 아내로 둔 사람이면 공식적으로 병원을 갖지는 못하지만 병원은 자기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거다. 또 막강한 권력도 누릴 수 있으니 (자신을 무시했던) 장모에 대한 복수고, 모멸감을 받고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모든 것들이 정당성을 획득했기에 그렇게 설정하고 연기했다”고 답했다.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너무 좋았고 재밌었다. (장)혜진씨와는 10년 전에 연극할 때 부부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그런데 ‘기생충’에서 너무 떠서 다시 작품에서 볼 수 있을까 했는데 또 부인으로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축하도 해줬다. 옛날 생각이 나서 연기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영씨는 굉장히 연기에 집중하시는 스타일이고, (고)현정씨와도 즐겁게 촬영해서 좋았다. 특히 제 농담을 그렇게 잘 받아주셔서 좋았다”며 “두 사람이 붙어서 격렬하게 싸우는 어려운 신이 있었는데, 고현정씨가 대배우 아닌가. 그래서 ‘나 어떡하지’, ‘실수로 아프게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이 많았다. 현장에서 무술감독과 먼저 맞춰봐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또 현장이 굉장히 더웠다. 한여름에 겨울 옷을 입고 찍었는데도 웃으면서 촬영을 잘해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홍서준은 “신현빈씨는 건드리면 부서질 것처럼 조용하고 차분하게 현장에 계셨다. 역할에 몰입하려는 것 때문에 그랬던 거 같은데, 어색한 분위기 깨보려고 하면 제 말에 잠깐 웃다가 다시 몰입하시더라. 말씀이 별로 없으셔서 일부러 농담도 하고 그랬는데, 어색함 없애고 잘 촬영했다. 되게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드라마를 새로이 접하는 시청자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전해달라는 주문에 넷플릭스에도 있으니 편히 보실 수 있을 거다. 우선은 임현욱 감독의 미술적 감각을 보시면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싶다첫 신이 CG로 시작되는데, 디졸브나 색채감, 카메라 워킹들이 기존 작품들에서 볼 수 없는 유려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밥 바라던가, 작업실 같은 공간도 재밌게 찾아보실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조용한 작품이라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배우들 안에서는 잔잔함 속에서 폭풍이 일어나고 있다. ‘내가 저 상황에 놓이면 얼마나 많은 걸 감내하고 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어떻게 대처했을까생각하고 보시면 더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싶다. 그런 것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적으로 몰아쳐온다. 그런 감정의 극한까지 치닫기도 하고, 감정선이 어디까지 흘러갈지 편안하게 즐기시다보면 어느 순간 그 지점에 와 있을 거다. 폭풍의 눈 한 가운데에서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사진= 박지영 기자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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