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윤서 기자) 지난해 KT 위즈 소형준(20)의 활약상을 떠올리면, 올 시즌 퍼포먼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다양한 배움을 터득하는 것은 큰 자산이다.
소형준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 쾌투를 펼쳤다.
팀이 6-2로 이기며 소형준은 시즌 6승(6패)째를 수확했다. 투구수 106개를 기록했고 직구 최고 구속 145km/h를 찍었다.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을 필두로 체인지업, 커터를 섞어 구사하며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46에서 4.37로 낮췄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소형준은 "개인 기록을 신경 쓰지 않고 매 이닝 잘 던지려 했다. 그래서 부담 없이 던질 수 있었다. 팀이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연패를 끊어서 기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소형준은 1회부터 위기에 봉착했다. 2사 이후 연속 3안타를 맞고 만루 고비가 찾아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소형준은 "워밍업하고 팔을 풀 때, 밸런스가 조금 안 좋았다. 1회 마운드에 올라간 뒤 괜찮아졌고 힘이 들어갔다. 그래서 공이 한, 두 개씩 몰렸고 안타를 맞았다. 1회 위기를 넘긴 후 힘을 빼야겠다 생각했고 제구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라고 되돌아봤다.
지난해 데뷔 시즌부터 소형준은 두산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통산 9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두산 킬러'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빼어난 기록이다. 소형준은 두산전 호성적에 관해 "두산 타자들은 공격적인 야구를 한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찬스를 놓치지 않고 점수를 내는 팀이다. 결과가 좋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매 경기 똑같이 준비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소형준은 화려하게 프로 무대를 밟았다. 26경기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위력이 다소 떨어졌다. 소형준은 "작년이랑 다르게 컨트롤과 커맨드가 흔들린다. 커맨드를 잡으려다 보니 팔 스윙이나 투구폼이 전체적으로 작아져서 구속이 떨어진 것 같다. 오늘은 작년의 느낌을 조금 받은 것 같다. 이 느낌을 살려서 다음 경기에 이어가도록 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소형준은 등판을 거듭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는 "작년에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커맨드가 좋았다. 올해는 좋지 않은 컨디션 속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깨달았다. 공이 원하는 곳에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그곳에 던지는 대신, 타자들이 공을 치게 만들어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려고 한다. 타자가 공을 쳐도 전부 안타가 되는 게 아니다. 잘 맞아도 아웃이 될 수 있다. 코스에 연연하기보다, 타자들이 칠 수 있게 만들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 KT는 창단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단독 선두에 자리하며 우승을 위해 질주 중이다. 지난 시즌에 느낀 감정과 어떻게 다를까. 소형준은 "작년에는 계속 올라가려고 하는 상황이었고, 올해는 선두를 지키려 하고 있다.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이런 경험이 처음인데, 확실히 밑에서 올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조금 더 부담이 크다. 등판하지 않는 날에 벤치에서 경기를 봐도 긴장이 된다. 프로 2년차에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은 좋은 것 같다.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