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최근 KBO리그엔 현역병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쏠쏠하다. 멀게는 박격포병 출신 정훈(롯데)과 의장대 출신 채은성(LG), 가깝게는 경비병 출신의 손주영(LG)과 훈련소 조교 출신 문용익(삼성), 그리고 팀의 중심타선을 꿰찬 육군 출신 김태연(한화)까지. 여러 명의 예비역 병장들이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NC 다이노스에도 또 한 명의 ‘현역병 신화’를 꿈꾸는 선수가 있다. 바로 前 해태 타이거즈 포수 최해식의 아들인 최우재(NC‧개명 전 최상인)다. 2016년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48순위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은 최우재는 2019년 시즌 도중 현역 입대를 결심, 강원도 양양에서 헌병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현역 입대를 ‘경력 단절’이라 여겼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의 예비역 선수들은 군 복무가 정신적으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최우재 역시 마찬가지. 여기에 부대의 든든한 지원까지 받았다. 간곡한 건의로 지휘관의 허락을 받아 야구 장비를 들여 틈틈이 몸을 만들 수 있었다고. 최우재와 같은 부대에 입대한 NC의 유망주 김한별 역시 최우재가 다져놓은 환경 속에서 현재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렇게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잘 정비하고 돌아온 최우재는 2021시즌 직전 전역해 팀에 돌아왔다. 물론, 바로 순탄하게만 흘러가진 않았다. 좋은 파워를 갖고 있지만 타격에 힘을 제대로 싣기 어려웠고, 부진의 원인을 정신력에서 찾으려고 하기도 했다. 개명을 결심한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나타해졌다고 판단한 그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손아섭 개명으로 유명한 작명소를 찾아 이름을 바꿨다.
‘다시 시작해보자, 진짜 마지막이라고 해보자. 자신이랑 타협하지 않고 열심히 해보자.' 최우재는 이렇게 되뇌며 후반기를 맞았다. 개명 효과를 봤을까. 파워가 제대로 실리기 시작했다. 후반기 눈에 띄게 좋아진 장타력을 선보이며 펄펄 날기 시작했다. “파워는 남들보다 좋으니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데 중점을 두자”는 2군 코치진의 지도 속에 만개, 최우재는 8,9월에만 홈런 6개 19타점을 쏘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8일에는 데뷔 6년 만에 꿈에 그리던 1군에도 콜업됐다. 비록 1군 선수의 백신 접종으로 이뤄진 특별 엔트리 등록에다 출전 없이 단 한 경기 만에 다시 내려갔지만, 라커룸과 더그아웃에서 1군 선수단과 함께한 것만으로도 그에겐 소중한 경험이었을 터. “1군 출전과 1군 첫 안타”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이동욱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것만으로도 희망을 가질 요소는 충분했다.
현역병 출신에 야구인 2세, 그리고 개명과 투수에서 타자 포지션 변경까지. 현역병 신화, 제2의 이정후, 손아섭, 포스트 나성범 등 최우재에게 붙을 수식어는 너무나도 많다. 최우재가 다양한 수식어들과 함께 또 한 번의 ‘신화’들을 써내려 갈 수 있을지 그의 미래가 기대된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