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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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기' 판타지 사극에 CG 마왕의 등장이라 [첫방]

기사입력 2021.08.31 11:50 / 기사수정 2021.08.31 09:55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홍천기'가 화려한 CG와 함께 반전을 다 보여주고 시작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홍천기'는 신령한 힘을 가진 여화공 홍천기(김유정 분)와 하늘의 별자리를 읽는 붉은 눈의 남자 하람(안효섭)이 그리는 한 폭의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홍천기'는 '성균관 스캔들', '해를 품은 달' 원작자 정은궐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별에서 온 그대', '뿌리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의 장태유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감을 높였다.

역사왜곡 논란으로 폐지 수순을 밟았던 '조선구마사' 이후 사극 드라마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홍천기'는 드라마의 인물과 배경을 새로 창작했다. '홍천기'의 시작 화면에는 '허구적으로 창작되어 역사적 사실과 어떠한 관련도 없음을 밝힌다'는 문구가 뜨기도 했다.

이처럼 홍천기는 역사에서 한 걸음 물러선 뒤 시작부터 '판타지 사극'의 존재감을 뿜어댔다. 배경으로 설정된 단왕조 시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귀(鬼), 마(魔), 신(神)이 인간의 세계에 관여하던 시대. 특히 삼신 중 중용의 신을 먹어버린 죽음의 신 '마왕'으로 인해 세상은 공포로 휩싸였다.

제1장 '붉은 하늘'에서는 마왕에 의지해 힘을 얻었던 영종(전국환 분)이 마왕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홍천기의 아버지 홍은오(최광일)은 마왕을 가둘 어진을 그렸고, 하람의 아버지 하성진(한상진)은 봉인 의식을 치렀다. 마왕은 어용에 갇히는 중에 왕과 홍은오, 하성진에게 저주를 내렸고 이날 밤 홍천기(김유정)과 하람(안효섭)이 세상에 태어났다. 


결국 마왕은 영종의 어진에 봉인되었으나, 홍은오는 정신병에 걸렸고 하성진은 자신을 해치려는 무리를 피하다가 팔 하나를 잃었다. 홍은오의 딸 홍천기는 삼신할망(문숙)의 도움으로 목숨은 구했지만, 마왕의 저주로 앞을 볼 수 없었고, 하성진의 아들 하람 또한 신묘한 기운을 가진 채 살아가게 됐다.

이후 9년동안 나라는 기근에 시달렸다. 국무당 미수(채국희)는 기우제의 제물로 바칠 아이를 찾아다니다 하람을 발견했다.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던 하성진은 기우제를 위해 이동하던 중 홍은오와 그의 딸 홍천기를 마주치게 됐다. 처음 만난 홍천기와 하람은 짧은 시간이지만 깊은 교감을 나눴다.

홍천기의 무릎에 난 상처를 하나뿐인 손수건으로 묶어둔 하람. 홍천기는 손수건을 돌려주기 위해 기다리겠다고 말했고, 하람은 내일 보자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들의 운명이 바뀌면서 두 사람의 '내일'은 기약 없이 멀어지게 됐다.

기우제 당일, 왕위에 욕심을 내던 주향대군(곽시양)은 마왕의 속삭임을 듣고는 봉인된 어진을 열어버렸고, 마왕은 하람에게 들어갔다. 삼신할망은 하람의 몸에 마왕이 머물게 한 대신, 힘의 근원인 눈을 빼앗았다. 또 이 눈을 '세상을 구할 아이'인 홍천기에게 잠시 맡겼다. 이에 하람은 앞을 보지 못하게 돼 오열했고, 홍천기는 처음으로 세상의 색깔을 보고는 밝게 웃었다.

'홍천기'의 비주얼은 충격적이었다. 가상의 세계관 속 판타지 로맨스 사극이라고 하긴 했지만, 왠지 외국 영화에서 본 듯한 익숙한 모습의 '마왕'이 등장했기 때문. CG로 만든 빨간 눈과 황소 뿔을 가진 마왕의 모습은 그동안의 사극에서는 보지 못한 그림이었다.

이후에도 어색한 CG는 계속됐다. 삼신할망은 노란 기운을 뿜어댔고 의식을 치르는 하성진의 칼에서는 푸른 기운이 쏟아져 나왔다. 마왕을 가두기 위해 발사(?)하는 노란색, 파란색 기운은 유명한 마법사 영화 혹은 히어로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이어 CG 늑대들은 갓 태어난 홍천기를 잡아먹으려 했고, 홀연히 나타난 삼신할망이 홍천기를 구한 후 나비가 되어 사라졌다. 9년 후 기우제를 지내며 악마가 깨어난 이후에도 노란 빛이 나타나 두 아이를 구했다. 개연성은 없지만 말 그대로 판타지스러웠다.

또한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다양한 소스들이 어우러져 눈길을 끌었다. 신이 인간의 세계에 관여하는 것, 당산나무, 도깨비, 기우제와 석척동자, 불두화, 부적 등 민간신앙과 종교적인 요소들이 등장하면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첫 화에서 김유정과 안효섭은 단 한 장면에도 나오지 않은 채 아역들이 극을 이끌어갔지만, 마치 판타지 시리즈의 프롤로그를 보는 듯 했다. 가장 먼저 들려줬던 '삼신 이야기'에서는 "정인을 잃은 한 여인이 그림을 완성했고, 세상을 어지럽히던 마왕은 신령한 그림에 봉인된다. 그리고 그 여인은 홀연히 사라진다"고 전했다. 또 마지막 장면에서는 "인연이 이어지는 날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으리라"라는 말을 남겼다. 여인과 그 여인의 정인, 그들의 제자리를 모두 예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눈이 먼 아이는 하람이 아닌 홍천기였으며 저주로 인해 운명이 바뀌었다는 것. '홍천기'는 이들이 펼칠 서사를 1화에서 모두 꺼냈고, 반전을 먼저 보여주면서 원작과는 조금 다른 흐름을 선보였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뜻일까. 앞으로 '홍천기'가 그려낼 이야기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사진=SBS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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