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노트]에서는 즐거움을 전달하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작진들을 만나, 현장 이야기가 녹아 있는 흥미로운 비하인드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왜 82년생 동갑내기 개그맨 문세윤, 조세호, 황제성, 강재준이었을까.
NQQ·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 '고생 끝에 밥이 온다'(이하 '고끝밥')는 고생과 먹방의 콜라보로 궁극의 맛을 선보이기 위해 생고생에 나선 '82년생 동갑내기 친구들' 문세윤, 조세호, 황제성, 강재준의 모험기를 담은 새 예능프로그램이다.
지난 30일 방송된 첫 회에서는 '컵라면'을 가장 맛있게 먹기 위해 하루 종일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게 된 82년생 동갑내기들의 '웃픈'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제작진으로부터 제주도라는 행선지 하나만 전달받은 출연자들은 제주도의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즐거운 상상에 빠졌다. 그러나 다음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달려간 곳은 한라산 등산로 입구였다. 멤버들은 현실을 부정하며 약 10시간이 넘는 대장정에 올랐고, 특히 공항패션을 위해 명품을 걸쳤던 조세호는 90만 원대의 고가 청바지를 입고 산행하게 된 현실에 절규했다.
산행 중에는 갑자기 나타난 야바위꾼(?)부터 황제성의 치료를 원하는 독사에 물린 커플(?), 조세호를 아들이라고 부르는 아버지(?) 등 제작진이 배치한 수상 사람들과의 미션이 이어져 연신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들은 장장 9시간에 걸쳐 정상에 올랐고, 백록담을 바라보며 먹은 컵라면은 '살면서 가장 맛있게 먹은 라면'으로 기억됐다.
10초 먹방을 위해 9시간 한라산을 올라가다니. '고끝밥' 제작진은 어쩌다, 82년생 개그맨 4인방과 생고생 먹방을 시작하게 됐을까. 엑스포츠뉴스가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 사무실을 찾아가 '고끝밥' 이준석 PD와 안용진 작가에게 기획 의도와 캐스팅 비하인드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고끝밥' 이준석 PD와 안용진 작가와의 일문일답. (인터뷰①)에 이어.
Q. 다른 먹방 예능과 차별점이 있다면.
(안용진) "문세윤, 조세호, 황제성, 강재준으로 구성된 멤버들의 조합이다. 동갑내기이자 모두가 개그맨들로 세팅돼 있다. 이들이 모인다면? 당연히 '웃음'을 빼놓을 수 없다."
(이준석) "우리 방송이 나가는 플랫폼이 언더독(Underdog)이다. 공중파처럼 많은 분들이 수시로 봐줄 수 있는 채널이 아니다. 롤모델이 있다면 '맛있는 녀석들', '도시어부'처럼 특정 타깃에 취향저격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모두가 재밌지 않을 수는 있지만 우리의 'B급감성' 타깃이 맞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싶다. 많은 사랑을 받고 싶고, 꾸준히 하고 싶다. 기회는 열두 번이다(웃음)."
Q. 개그맨들로만 고정 멤버를 꾸린 이유가 있나.
(이준석) "처음 작가님의 기획안에는 개그맨 문세윤도 있지만 배우분도 있었다. 사실 대부분의 개그맨들은 예능에 배우가 놀러 오면 손님이라고 생각해서 배려를 많이 해주려고 한다. 우리가 보통의 예능이었다면 서로가 적응하기까지, 케미를 만들어내기까지 기다려줄 수 있겠지만 언더독에서는 똑같이 하고 싶지 않았다. 확실하게 '웃음'을 포인트로 잡다 보니 초기 멤버가 문세윤, 조세호 씨로 추려졌고, 모두가 동갑이라면 더 특색이 될 수 있겠다 싶어 황제성, 강재준 씨를 캐스팅했다. 만약 이 멤버가 아니었다면 예쁜 그림도 담고 의미도 담는, 다른 분들이 해오던 비슷한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고끝밥'에는 개그맨들의 날 것 같은 웃음이 있다."
(안용진) "맞다. 너무 공중파스럽지 않게 갔으면 했다. 아이돌 한 명, 배우 한 명, 예능인 한 명이 들어가는 조합은 너무 특색이 없지 않나. 모두가 개그맨이다 보니 오프닝부터 재밌다. 별다른 대본이 없는 상황에서 서로 티격태격하고 비난한다. 저도 개그맨 출신이다 보니 아무래도 애정이 크다."
Q. 왜 '82년생' 중 문세윤, 조세호, 황제성, 강재준이었나.
(이준석) "기대하는 롤이 다 다르다. 문세윤씨는 먹방이 베이스인 이 프로그램의 시작이었다. 조세호씨는 다이어트와 운동을 열심히 하니까 왠지 음식도 절제하고 가장 좋은 것만 먹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황제성씨는 예능에서 공격 수비가 다 좋다. 제작진에게 항의도 많이 하는데 그게 밉지 않은 예능적 타격감을 가장 잘 표현해주실 분이라고 생각했다. 강재준씨는 이 예능 선수꾼들 사이에서 돌발적인 부분을 기대할 수 있는 멤버다. 버라이어티가 처음이라 의욕이 많이 앞선다. 친구들이 재준씨를 맞춰주는 모습이 너무 재밌다."
(안용진) "(문)세윤이는 밸런스가 좋은 멤버다. 연기력도 좋고 먹방도 잘한다. 개인기를 알아서 보여주고 해박한 음식 지식까지 알려주니 제작진 입장에서는 이보다 편안할 수 없다. (조)세호는 유재석 선배님을 닮아간다. 가까운 사람 따라간다는 말이 있지 않나. 여전히 재밌지만 조심성이 많아졌다. 여기서 '조재석'으로 불리고 있다. (황)제성이는 고생을 시키는 만큼 잘 당한다. 여러 프로그램을 많이 하지만 '고끝밥'에서 본인이 갖고 있는 재능들이 많이 나온다. (강) 재준이는 날 것의 매력이 불안하면서도 좋다. 최근 녹화에서 세윤이가 재준이를 '예능 최초의 오프사이드 캐릭터'라고 말했다. 정말 딱이다. 재준이의 날 것 같은 부분들이 대박으로 가던 길을 멈추게 할 때도 있지만 멤버들에게 긴장감과 포인트를 주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Q. 아직은 모두가 친한 것 같진 않더라. 4명의 관계성은 어떤가.
(안용진) "(문)세윤이는 (황)제성이랑 친하다. 최성민까지 셋이 '품팔이'라는 유튜브채널도 같이 하고 있다. 세윤이와 (조)세호는 개그를 시작한 시기도 비슷하고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다고 하더라. 세윤이 이야기로는 일이 힘들어서 그만두려고 할 때 세호가 용기를 준 적도 있다고 했다. 제성이랑 세호, 제성이랑 재준이는 별로 안 친하다. 그런데 세호랑 재준이는 원래 알고 있었던 사이다. 또 이들 사이에는 천적관계가 있다. 제성이랑 재준이가 보기에 세윤이와 세호는 '예능계의 메이저리그' 같은 거다. 너희는 '예능 보수', 우리는 '예능 진보'라면서 보이지 않는 선을 그었다. 제성이는 2년 전까지 세윤이가 동급이었는데 이제는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웃음). 그러다 보니 제성, 재준이에게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언더독의 마음이 느껴지고, 세윤과 세호는 재미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하다가 프로그램에 문제 생기면 어떡하나 프로페셔널한 걱정을 한다. 이런 묘한 지점들이 섞이면서 매번 새로운 케미가 나오고 있다. 기대해 주셔도 좋다."
Q.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준석)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모두 즐기면서 열심히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 하나를 올리더라도 보고 싶고, 아까워서 내놓는 심정으로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 노력도 많이 하고 실력도 많이 챙길 테니까 열심히 시청해 주셨으면 좋겠다. 꼭 인정받겠다."
(안용진) "주머니 속의 송곳이 돼서 뚫고 나가고 싶다. 우리 채널의 특색답게 확실한 매운맛, 웃음을 보여드리겠다."
한편 '고생 끝에 밥이 온다'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NQQ에서 방송되며, kt seezn의 OTT 서비스 seezn(시즌)을 통해 1주일 전 선공개된다.
사진 =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NQQ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