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정말 지옥과 천국을 쉼없이 오가는 기분일 것이다. 26일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선수는 단연 황재원이었다.
이정수-곽태휘 대신 조용형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황재원은 90분 내내 비교적 무난한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본인도 라이벌 일본에 맞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고 승리에 대한 갈망도 뜨거웠다.
하지만, 연장전에 돌입하고 나서 연장 전반 7분 그의 파울은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그를 지옥으로 보냈다. 비록 페널티라인 바깥에서 범한 파울을 심판이 잘못 본 것이었지만 정성룡 골키퍼가 평범하게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파울은 분명 맞았다.
페널티킥 상황은 그를 더 고개숙이게 했다. 혼다의 슈팅을 정성룡이 몸을 날려서 막았지만 곧이어 호소가이가 뛰어들어오며 골문을 흔들었다. 당시 호소가이의 옆에는 황재원이 있었다. 황재원도 뛰어들어가는 호소가이를 보고 따라 들어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그리고 점점 패색이 짙어가던 연장전 말미, 그는 기적적인 단 한번의 발길질로 단숨에 천국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연장 종료 직전, 혼돈의 상황에서 그의 슈팅은 일본의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황재원 역시 사자후를 마음껏 내뱉으며 기쁨을 즐겼다.
황재원의 드라마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못했다. 하지만, '혈투'를 벌였던 일본전을 지켜본 수많은 축구팬들과 국민들의 머릿속에는 '황재원'이라는 이름 하나가 선명하게 남을 것이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고마워요'
[사진=황재원 ⓒ 엑스포츠뉴스 DB]
조성룡 기자 wisdrag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