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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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연가' 윤도현 "'윤도현 콘서트 같다'는 말 안 들어 뿌듯"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1.08.23 10:57 / 기사수정 2021.08.23 10:5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장르에서 은퇴를 결심했다는 YB 윤도현의 마음을 돌린 작품이 있다. 바로 고 이영훈 작가의 노래로 꾸려진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 연가’다. 윤도현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명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뮤지컬을 안 할 생각이었어요. 어려워서, 그리고 스케줄 상으로도요. 뮤지컬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음악, 예능을 병행하다 보니 시간적으로 충분히 할애하지 못한 느낌 같아서 이렇게는 하는 게 아니다 싶어 접었었어요. 그 사이에 작품이 계속 들어왔지만 '죄송합니다' 하고 못 하겠다는 얘기를 드리던 와중에 ‘원더티켓’이란 작품이 들어왔어요. 완전한 뮤지컬이 아닌 공연과 합쳐진 새로운 장르라는 느낌이 들어 하게 됐고 다시 뮤지컬을 할까 생각하던 차에 마침 이지나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광화문 연가’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요. 이게 운명인가보다 했죠.” 

윤도현은 ‘광화문 연가’ 초연(2011년), 재연(2011년)에 출연한 바 있다. 현재 버전과는 다르지만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지금 버전은 아니지만 초연 때 좋은 기억이 많았어요. 고 이영훈 작곡가님과도 생전에 좋은 관계여서 하게 됐는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전히 ‘광화문 연가’에 올인하고 있어요. 뮤지컬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고 다음에도 만약에 작품을 한다면 이런 상황을 만들고 뮤지컬을 할 거예요. 지금 행복하고 편하게 잘하고 있어요.”

‘광화문 연가’는 판타지 요소를 담아 1980~90년대와 현재를 오간다. 임종을 앞둔 명우가 마지막 1분 동안 월하와 함께 기억을 되짚어보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예전의 버전과는 완전히 달라요. 어차피 예전에 한 걸 그대로 해도 너무 오래전이어서 새롭게 하는 것 같았을 거예요. 굳이 비교를 하자면 지금 시대의 흐름에 맞춰 많이 바뀌었어요. 솔로 가창보다는 함께 부르는 노래가 많아졌고 내용도 많이 바뀌었고요. 


그때는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가장 크게 보였다면 지금은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온 음악가가 인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뒤를 돌아보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인생을 관조하는 쪽으로 바뀌었죠. 저도 나이가 들다 보니 지금 감정선이 더 표현하기 맞는 것 같아요. 작곡가나 창작자의 삶을 보여주는 면도 있어서 어떨 때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내 얘기 아닐까 해요. 그만큼 많이 감정 이입돼요.”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故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 꾸려진 주크박스 창작 뮤지컬이다. '소녀', '옛사랑', '사랑이 지나가면',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깊은 밤을 날아서', '광화문연가', '회전목마’, ‘기억이란 사랑보다’, ‘내 오랜 그녀’, '그녀의 웃음소리뿐', ‘빗속에서’, ‘장군의 동상’ 등의 넘버가 녹아있다.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작곡가, 창작자가 어떤 마음으로 곡을 만들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작곡가, 창작자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감정선을 잘 보여줌으로써 관객분들이 바로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좀 더 많은 사랑을 베풀고 받기를 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요.”

윤도현이 맡은 명우는 잘못된 기억을 바로잡고 소중한 기억은 추억으로 남기면서 인생을 의미 있게 마무리한다. 음악으로 기억되는 우리의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로커 이미지가 강렬한 윤도현이 감성 연기와 발라드를 부르는 모습도 새롭다.

“감성적인 어려움은 없었는데 기술적인 창법 등을 연구해야 했어요. 막 내지르지 않는다거나 절제하고 섬세한 감정을 보여드리기 위해 힘을 빼는 노력을 했어요. '윤도현 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는 피드백이 풀어야 할 숙제였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이런 피드백이 전혀 없더라고요. 내가 이명우로 보이기 위해 노력한 만큼 성과가 있어 뿌듯함이 있어요. 좋아하는 넘버는 매번 바뀌지만 마지막에 '기억이란 사랑보다'가 워낙 멜로디도 아름답고 누가 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가사이고 서정적으로 너무 예쁘게 잘 표현돼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감정이 깊어져요.”

코로나 19 상황인 만큼 ‘광화문 연가’ 무대가 매우 소중하다. 관객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다행히 뮤지컬이 이어지고 관객과 만나는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소중해요. 장기 공연 같은 경우는 배우들이 지칠 법도 한데 감사한 마음이 크다 보니 지치지 않아요. 원동력은 바로 관객이죠. 어려운 상황에 와주신 관객 덕분에 이뤄진 게 아닐까 해요. 고맙다는 말을 백번 천번 만 번 얘기해도 모자라지 않아요. 커튼콜 때 객석으로 돌출돼 있는 부분까지 나가게 돼요. 짧은 시간이나마 관객과 가깝게 아이 콘택트를 하고 싶어서요. 잠시이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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